[MBN스타 금빛나 기자] 2014년 상반기 MBC 예능의 키워드는 ‘위기’와 ‘극복’이었다.
MBC의 간판 예능 중 하나인 ‘무한도전’의 경우 5월 한 달간 ‘위기의 무도’라고 불릴 정도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고 지난해 최고 효자였던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는 출연자 논란으로 ‘위기론’에 시달렸다.
‘무한도전’과 ‘아빠 어디가’ 외에도 MBC의 많은 예능들은 많은 부침 속에서도 죽지 않는 저력을 발휘하며 나름의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다.
◇ 춘추전국시대 ‘주말예능’
문제는 출연진이었다. 새로운 아빠로 가수 김진표가 발탁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시청자들은 과거 그가 했던 부적적한 언행들을 지적하면서 프로그램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했던 것이다. 계속되는 논란 속 시청률은 7%대까지 떨어졌고, 이에 부담을 느낀 김진표는 자진하차로 프로그램을 떠나게 됐다. 김진표의 빈자리에는 시즌2 시작 전부터 유력한 출연후보로 언급됐던 배우 정웅인과-정세윤 부녀가 합류했다. 지난해에 비교했을 때 썩 성적이 좋다고 할 수 없으나 멤버교체 이후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때 지나친 군대 홍보 논란과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비판을 받으며 시청률 하락세를 기록했던 ‘진짜 사나이’는 멤버 교체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경우다. 배우로서 전념하고 싶다는 장혁, 류수영, 손진영이 빠지고 그 자리에 그룹 슈퍼주니어M의 멤버 헨리, 배우 박건형, 케이윌, 천정명이 투입되면서 시청률 반등을 이뤄냈다.
군대 문화는커녕 한국 문화에 대해 전혀 모르는 외국인 헨리와 그의 곁에서 아빠처럼 알뜰살뜰 챙겨주는 박건형의 조합은 예상치 못한 웃음을 선사했고, 악마조교 천정명이 다시 이병생활을 시작한다는 것 또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아빠 어디가’ 하나만으로 온도차를 느꼈던 ‘일밤’이지만 여전히 브랜드 가치는 높다고 볼 수 있다. ‘아빠 어디가’의 경우 시청률적인 면에서 미미할지 몰라도, 2014 브라질 월드컵 해설위원인 김성주, 송종국, 안정환 콤비를 탄생케 했다. 함께 여행을 떠나면서 한층 가까워진 이들은, 축구해설에 기본이 되는 전문성은 물론 여행을 통해 다져진 호흡을 자랑하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무한도전’은 유독 부침이 많았다. 지난해와 달리 2014년 상반기의 무한도전은 2014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에 도전하는 ‘스피드 레이서’와 브라질 월드컵을 응원하는 ‘무한도전 응원단’이 주 측이 되는 장기프로젝트의 연속이었다. 계속된 장기프로젝트는 앞 회차를 놓치게 되면 따라갈 수 없다는 단점을 극명하게 보여주었고, 결국 이는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고, 지난 5월 10일 방송에서는 10%까지 떨어지면서 ‘위기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스피드 레이서 준비기간 도중 길이 음주운전 논란으로 자진하차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무거워졌다.
‘무한도전’은 이에 정면 돌파하면서 위기타파에 나섰다. ‘무한도전’은 길의 음주운전에 정식으로 사과하는 동시에, ‘선택 2014’ 특집에서 유재석의 입을 통해 위기대처법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여기에 6.4 지방선거 앞두고, 투표를 통한 차세대 리더를 시청자가 뽑게 하면서, 젊은 세대에 투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우리 결혼했어요’는 지지부진하다. 투입과 하차만 화제가 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우리 결혼했어요’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토요일 심야시간에 방송되는 ‘세바퀴’는 고정 멤버로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걸그룹 타이니지의 도희를 발탁하고, 세대 간 소통을 앞세우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큰 화제성을 낳지 못하고 있다.
◇ 잔잔한 ‘평일 예능’, 침묵은 언제까지
2014년 상반기 평일예능은 ‘대박’도 ‘쪽박’도 없는 잔잔한 ‘중박’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놀러와’의 자리였던 월요일 11시 방송시간 대는 ‘토크클럽 배우들’ ‘나는 당신의 대리천사’(파일럿) 이후 예능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렵고, 대신 ‘다큐스페셜’ ‘휴먼다큐 사랑’ 등이 편성되고 있다.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이하 ‘무릎팍도사’) 이후 공석이 됐던 목요일 심야 편성 역시 여전하다. ‘파일럿 대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꾸준한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방송됐지만 정규편성까지 자리 잡지 못한 채 공석으로 비어있었다. 그러다 최근 ‘무릎팍도사’ 이후 7개월 만에 MBC에 복귀한 강호동의 신작 ‘별바라기’가 파일럿 방송 이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최근 정규편성을 확정했다. 국내 최초 합동 팬미팅 콘셉트로 팬들을 통해 스타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토크쇼를 표방하는 ‘별바라기’는 오는 19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평일 예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예능프로그램 중 하나는 바로 ‘사남일녀’일 것이다. 4명의 형제와 외동딸이 남매가 돼 시골에 계신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며 가족의 의미를 보여준다는 ‘사남일녀’는 자극 없는 ‘착한예능’이라는 평가와 함께 소소하면서도 따뜻한 웃음과 감동으로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금요일 10시라는 다소 애매한 시간대와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던 ‘사남일녀’는 9월에 방송될 시즌2를 기약하고 있다.
그나마 큰 변동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과거에 비해 한층 낮아진 시청률이지만,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키면서 그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SBS ‘오 마이 베이비’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어주기도 했지만, 그 다음 주 다시 한 번 쟁취하면서 꾸준한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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