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한 가수의 앨범 수록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는 형식의 곡들이 난무하던 과거 가요계 흐름과 달리 최근에는 두 가수가 한 팀으로 협업하는 듀엣 열풍이 불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음원차트를 휩쓸 정도였던 정기고X소유의 ‘썸’ 이후 그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앞서 소유는 지난해 매드클라운과의 듀엣 ‘착해 빠졌어’로 히트곡을 낸 후 ‘썸’까지 히트시키며 새로운 음원 퀸으로 떠올랐다.
# 피처링에서 협업으로, 달라진 듀엣 조합
소유와 매드클라운이 조합으로 떠오른 듀엣은 이후 가요계 전반에 영향력을 발휘했다. 과거 피처링 개념에서 머무르지 않고 듀엣을 결성한 이들이 연달아 등장한 것이다. 하이포와 아이유, 정인과 개리, 정준영과 윤하, 레이나와 산이 등이 그 주인공이다.
신인그룹 하이포와 아이유는 지난 4월초 ‘봄 사랑 벚꽃 말고’를 발매해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선방했으며, 정인과 개리의 ‘사람 냄새’ 역시 지난달 공개됨과 동시에 차트를 올킬했으며, 각종 온라인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랭크될 정도로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인&개리 ‘사람냄새’는 ‘히트메이커’ 이단옆차기와 정인이 함께 멜로디를 만들고 개리가 가사를 쓴 곡으로 알앤비 힙합 곡이다. 이 곡은 리쌍과 정인이 기존에 해왔던 음악스타일을 벗어나 대중과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달콤한 멜로디와 함께 그에 어울리는 따뜻하고 밝은 가사와 경쾌한 분위기가 곡의 완성도를 더했다.
이어 29일 듀엣곡을 발표한 정준영X윤하도 관심을 끌었다. 지난달 29일 ‘달리 함께’를 공개한 이들은 록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오랜 시간 우정을 이어오며 이번 듀엣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곡 작업에 참여하며 지난 3개월간 녹음실에서 동고동락한 끝에 곡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나와 산이도 지난 12일 ‘한 여름 밤의 꿀’로 듀엣을 결성하고 대중들을 만났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남녀 가수의 조합이다. 두 가수가 만나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는 경우 외에도 혼성듀오 악동뮤지션 역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음원차트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이렇듯 장르를 넘어선 듀엣은 서로의 잠재력을 끌어내면서 얻어낼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물론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것에 있어 가수들에게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제공하며 팬들의 니즈까지 충족시키는 셈이다.
# 듀엣, 인지도 상승을 위한 또 다른 창구
듀엣을 결성해 최고의 수혜자가 된 사람은 정기고를 꼽을 수 있다. 정기고는 소유와 호흡한 ‘썸’으로 음원차트 독식은 물론, ‘국민 썸남’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또한 이 기세를 이어받아 자신의 앨범에서 빈지노와 함께 ‘너를 원해’를 선보였고 현재까지도 ‘썸’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정기고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다 지난해 씨스타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레이블 스타쉽엑스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씨스타와 한솥밥을 먹게 된 이후 그는 소속사의 최고 인기그룹인 씨스타 소유와 호흡을 맞추게 된 셈이다. 언더그라운드에서는 촉망받던 뮤지션이었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소속사는 대중들에게 이숙한 소유를 내세워 정기고의 이름을 알리고, 이후 자신의 스타일의 곡을 내놓으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같은 소속사인 매드클라운 역시 정기고과 비슷한 사례다.
또한 정기고 못지않게 듀엣으로 인한 수혜를 본 그룹이 있다. 바로 신인그룹 하이포다. 하이포는 4월초 아이유와 내놓은 앨범 ‘봄 사랑 벚꽃 말고’를 통해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앨범 발매 전부터 아이유의 전폭적인 지원사격이 예고돼 이미 대중들에게 관심을 끈 상태였다. 더구나 아이유는 가창은 물론, 뮤직비디오 출연과 작사에까지 참여하며 아낌없는 지원을 보냈고, 그 결과는 음원차트 장기 집권으로 이어졌다.
이는 하이포 멤버 김성구와의 절친한 관계로부터 시작됐다. 연습생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였던 아이유가 절친의 데뷔에 발 벗고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이미 쌓아놓은 아이유의 인지도, 특히 노래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 하이포의 데뷔곡 역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찌되었든 가요계에 분 듀엣 열풍은 여전히 거세다. “듀엣을 하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