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새 일일드라마 ‘소원을 말해봐’가 120부라는 길고 긴 항해를 시작했다. 첫 타이틀롤을 맡은 오지은의 열연에 배우들의 호흡은 나무랄 데 없었으나, 전형적면서 전작과 차별성 없는 캐릭터들의 나열은 진부함을 안겨주었다.
소원(오지은 분)의 인생역경기와 진희(기태영 분)와의 달콤한 러브스토리를 그리는 ‘소원을 말해봐’가 23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이날 방송은 서글픈 분위기의 음악과 함께 불안한 눈빛으로 ‘제 남편은 억울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회사 앞에서 일일시위를 하는 소원의 모습으로 시작을 알렸다. 남편이 다니는 회사 회장님을 붙잡은 소원은 “저희는 억울하다. 경찰 불러서 회사 돈 가져간 진짜 범인을 가리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 사진=소원을 말해봐 캡처 |
이후 극은 5년 전으로 돌아간다. 앞서 눈물의 바다를 이루었던 소원이었지만, 과거의 그는 사람들을 향해 환하게 웃을 줄 아는 싹싹한 인물이었다. 식당을 꾸려가면서 억척스러운 면도 있었지만, 천성이 바르고 속이 깊은 소원은 새엄마 정숙(김미경 분)과 친 모녀관계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며 앞으로 있을 현우(박재정 분)와의 결혼을 꿈꾸고 있었다.
행복한 소원과는 달리 현우는 근심이 많았다. 회사 납품결제을 두고 상사인 석현(연준석 분)이 장난을 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현우는 이를 어떻게 시정할지 고민이 많았던 것이다. 실제 석현은 잘난 이복누나 이현(유호린 등)의 등살에 치이고, 출세에 대한 뜨거운 욕망을 숨긴 채 살아가는 혜란(차화연 분)에게 휘둘려 열등감에 찌들어 있는 인물이었다. 석현은 삐뚤어진 열등감을 회사 돈 횡령으로 분출했고, 이는 결국 차후 있을 분란의 씨앗을 심어놓으며 긴장감을 높였다.
이밖에 차후 경쟁구도를 그리게 될 이현과 소원의 악연으로 얽힌 첫 만남이 그려졌다. 실수로 부딪친 둘이었지만 오만하고 도도한 이현은 “떨어진 물건을 줍는게 예의 아닌가”라며 으름장을 놓았고, 이에 굴하지 않은 소원은 “본인 잘 못 모르고 남한테만 부탁하는 거 그거 좋은 예의 같지 않다”고 맞서며 앞으로 펼쳐질 이들 관계의 대립을 예고했다.
이제 막 안방극장에 출범한 ‘소원을 말해봐’이지만 첫 회만 보더라도 어떤 인물이 갈등을 일으키고, 이에 주인공은 누구의 도움을 받아 어떤 식으로 극복해 나갈지 예측이 갈 정도로 이해가 쉽고 갈등구조가 간단했다.
어디서 본 듯 뻔하면서도 쉬운 스토리 전개는 시청자들이 가볍게 즐기기 쉽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그만큼 쉽게 질릴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니고 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꿋꿋히 생활하는 캔디형 여주인공은 이미 여러 일일극을 통해 보여 왔고, 여주인공과 대비되는 잘난 악역이 술수를 꾸미는 것은 일일극에서 흔히 일어나는 갈등요소 중 하나다. 여기에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여자주인공의 편을 들 뿐 아니라, 어마어마한 재력을 자랑하는 백마탄 왕자님 남주인공과의 러브스토리는 한국드라마에서 이미 지겹게 사용된 소재다.
신선함 보다는 기존의 인기가 있었던 요소들을 그대로 끌고 들어온 ‘소원을 말해봐’는 확실히 앞으로의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관심이 가는 드라마는 아니다.
하지만 극을 이끄는 젊은 배우
한편 ‘소원을 말해봐’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7시 15분에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