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두정아 기자] 예능 프로그램이 ‘외풍’에 흔들리고 있다. 김빠진 월드컵 특집과 군대 총기난사 사건으로, 그야말로 쌍끌이 악재다. 지상파 예능이 방송 외적 요소에 맞닥뜨리면서 잇따라 위기를 맞고 있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가 출연자의 지방선거 유세로 구설에 오른 데 이어, 월드컵 대표팀의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지면서 현장을 찾은 예능 프로그램들은 기세가 한풀 꺾였다. 여기에 군대의 총기난사 사건까지 겹치면서 인기 군 예능 ‘진짜 사나이’는 가슴을 졸였다. 그야말로 설상가상,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에 김정태 측은 친분을 강조하며 여러 차례 해명했지만 결국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자진하차를 택했다. 15일 마지막 방송에서는 인사조차 남기지 못했다.
월드컵 대표팀의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지면서 월드컵 특집을 준비했던 MBC ‘무한도전’과 SBS ‘힐링캠프’, KBS ‘예체능’ 등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3일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대한민국이 2:4로 패하면서 16강 진출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예능 프로그램은 일찌감치 월드컵 특수를 노려 특집을 준비했다. ‘무한도전’은 유재석과 정형돈, 정준하, 노홍철, 하하, 박명수 등 기존 멤버에 배우 손예진과 정일우 그룹 B1A4 바로까지 응원팀을 꾸려 태극전사 응원에 나섰고, ‘힐링캠프’는 이경규와 김제동, 성유리 등 MC와 함께 강부자, 김민종, 김수로, 이운재 등으로 꾸린 ‘7인의 힐링전사’가 브라질에 머물고 있다. ‘예체능’은 스케쥴 상의 문제로 많은 출연진이 현지를 찾지 못했지만 브라질 입성기와 함께 브라질 여자축구 국가 대표팀과의 만남을 그리는 등 월드컵의 축제 분위기를 전했다.
멀어진 16강에 월드컵 특수를 노렸던 예능 특집들이 김빠진 모양새가 됐다. 경기 내용에 실망한 축구팬들이 월드컵 예능 특집을 기피할 가능성도 있을뿐더러, 4개의 골을 허용하며 대패한 경기를 어떻게 재미로 승화시킬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더군다나 오는 27일 벨기에전 경기도 남아 있어 분량에 대한 고민도 피할 수 없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 사나이’)는 때아닌 병영 내 총기난사 사건으로 녹화 취소는 물론 방송 하루 전 긴급하게 준비된 방송분을 재편집해야 했다. ‘진짜 사나이’는 열쇠부대 GOP로 배치를 받은 이등병들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었으나, 21일 오후 벌어진 5명의 사망자를 낸 GOP 총기난사 사고 여파로 긴급 수정했다.
이날 ‘진짜 사나이’에서는 열쇠부대 GOP로 배치를 받게 된 이등병의 험난한 하루를 공개, GOP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었던 외국인 병사 헨리의 활약이 기대된 상황이었다. 제작진은 피해자와 유가족을 고려해 민감한 부분은 편집하고 자막에 ‘본 방송은 4월 중순에 촬영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꼭 방송을 강행해야 했나” “군 내 총기난사 사고로 사회 분위기가 흉흉한데, 연예인들이 군대 가서 웃고 떠드는 모습이 불편했다”는 등의 질책이 이어졌다.
한 예능국 관계자는 “악재도 이런 악재가 없다”며 씁쓸함을 드러냈고, 또 다른 방송인 매니저는 “올해 유독 예능에서만 안 좋은 일이 계속 생기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앞서, 예능 프로그램은 세월호 참사라는
두정아 기자 dudu0811@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