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허삼관 매혈기'는 1960년대, 허삼관 부부와 세 아들의 피보다 진한 가족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을 영화다. 동명의 소설로 프랑스 문학예술 훈장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중국의 위화 작가가 다른 여러 나라의 제의를 물리치고 한국에서 영화화하는 걸 허락한 작품이다. 위화 작가는 하정우가 출연한 작품을 보고 만족해 했다는 후문이다.
하정우가 피를 팔아 가족의 생계를 꾸리는 허삼관 역, 하지원이 허삼관의 구애에 그의 아내가 된 마을 최고 미인 허옥란 역으로 나온다. 하정우와 하지원의 조합이 기대된다는 시선도 있지만,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유는 하지원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흥행 보증수표'가 된 하지원은 속된말로 출연 작품마다 터진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는 쓴잔을 연거푸 들이킨 모양새다. 영화에서 흥행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안방극장에서는 최고의 여왕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최근 영화에서는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했다. '조선미녀삼총사', '코리아', '7광구' 등이 하지원의 최근작이다.
하지원의 입장에서는 영화 '허삼관 매혈기'로 반등해야 할 상황이다. 영화계 '대세' 하정우와 뭉치는 것이라 예감은 좋다. 하정우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베를린', '더 테러 라이브' 등 흥행작이 수두룩하다. 특히 하지원은 현재 할리우드 진출도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허삼관 매혈기'가 흥행한다면 차기작 선택이 쉽고 탄력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정우 입장에서도 중요한 순간이긴 하다. 감독으로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앞서 야심차게 감독에 도전했던 영화 '롤러코스터'가 흥행에서는 실패했었다. 물론 제9회 오사카 아시안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 연출력을 나름대로 인정받았지만 본인이 연출하고 출연한 영화의 흥행을 향한 욕심이 없을 리 없다.
특히 첫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를 아는지 하정우는 본인이 직접 출연한다. 플러스 요인이다. 관객은 카메라 뒤가 아닌, 카메라 앞의 하정우를 보고 싶어 하니까. 영화에는 하정우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먹방' 장면도 담길 것으로 보이는데, 본인이 먹는 장면을 연출하고 연기하며 카메라에 담아낸 게 어떻게 스크린으로 보여질지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하정우 감독은 '허삼관 매혈기'에서도 '롤러코스터'에서 보였던 블랙코미디적 요소를 가미할 계획이다. 중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6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재해석해 내놓을 예정인데 이 역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석 개봉을 목표로 한창 촬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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