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최근 유행처럼 등장했던 장르 드라마의 열풍이 주춤해지고, 그 틈을 타 다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7월 출격할 많은 로맨틱 코미디 중 가장 먼저 첫 선을 보인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유치하면서도 12년 만에 재회한 장혁과 장나라가 들려주는 유쾌한 사랑이야기로 안방극장에 성공적은 눈도장을 찍었다.
장혁과 장나라의 재회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았던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2일 첫 항해를 시작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훗날 임신으로 인해 예정에도 없는 결혼 하게 될 이건(장혁 분)과 미영(장나라 분)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전주 이씨 집안의 귀한 9대 독자이자 잘 나가는 젊은 CEO 이건이지만 그에게 남모를 고민이 있다. 바로 30대를 넘기지 못하고 요절한 역사를 갖고 있는 터라, 종친회에서 계속해서 결혼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이건은 연인인 세라(왕지원 분)에게 정식으로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만발의 준비를 시작한다.
↑ 사진=운명처럼 널 사랑해 캡처 |
남의 부탁을 거절할 줄 모르는 미영은 얼떨결에 이건을 도와 반지 찾기에 나서고, 그와 중 사나운 인상의 개에게 쫓기는 봉변을 당하게 된다. 그럼에도 미영은 끝까지 이건의 반지를 챙긴 뒤 혹시라도 잃어버릴 까봐 손가락에 끼워 보관하다 이건에게 전해준다.
하지만 이건은 반지를 찾아준 것에 대해 고마워하기 보다는 “프러포즈용 반지다. 만약 내가 프러포즈 했는데 거절당하면 당신 때문에 재수 없어서 그런 것”이라며 적반화장으로 화를 낸다. 기가 막힌 미영은 그 길로 돌아서게 된다.
운명의 장난은 그들을 그냥 놔두지 않았다. 이건은 프러포즈를 위해, 그리고 미영은 회사에서 여행권이 당첨되면서 우연히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마카오에 오게 된 것. 이건은 세라를 위한 모든 프러포즈 준비를 끝낸 뒤 그에게 건넬 말을 준비하고, 함께 온 민 변호사(김영훈 분)를 찾아다니던 미영은 이를 듣게 된다.
남몰래 이를 듣고 있던 미영은 갑작스럽게 재채기가 터지고, 이건이 인기척을 느끼자 재빨리 숨으면서 황급히 분수 안에 있는 음료수 병을 들고 도망친다. 애석하게도 미영이 든 음료수 병은 이건을 골탕 먹이기 위해 준비된 약이 들어간 음료수였다. 이를 알 리 없는 미영은 이를 발칵발칵 마셨고, 이는 이후에 있을 이건과의 하룻밤을 예고하며 앞으로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우연한 당첨으로 떠난 여행에서 계략에 휘말려 하룻밤을 보내게 된 생면부지의 남녀가 임신이라는 후폭풍을 맞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웃고 즐길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공식에 충실한 드라마다. 이건과 미영의 첫 만남은 개에게 쫓기며 코믹이 강도됐지만, 서로 부딪치는 장면은 알록달록 캔디가 흩날리면서 달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스토리적인 면에서는 유치한 감이 없지 않았다. 재벌집 남자와 평범한 여자의 러브스토리는 이미 지겹도록 많이 나온 소재기 때문이다. 게다가 길가에 떨어진 음식은 먹지 않는다는 것은 세 살 먹은 어린 아이도 아는 기본 상식인데, 29살이나 된 미영은 왜 마카오 광장 분수에 떨어진 음료수를 먹게 됐는지에 대해서도 설득력이 다소 떨어졌다. 첫 회에 각 인물의 성격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는지 갑작스럽게 펼쳐지는 인물 소개 역시 극의 전체적인 부분을 산만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기본적으로 재미있다. 무거움을 벗어던지고 코믹연기에 도전한 장혁은 진지해서 더 웃겼으며, 사람들을 돕기 위해 작은 몸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장나라는 사랑스러웠다. 여기에 이건의 약혼녀로 등장하는 왕지원은 첫 회 등장에서 뛰어난 발레실력과 함께 털털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세라를 표현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에 성격 좋은 세라가 자신의 연인이 생판 모르는 여자와 아이를 가지고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증을 높였다.
연출을 맡은 이동윤 PD는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 대해 “여름에 즐겁게 고민하지 않고 보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아직 1회밖에 진행되지 않았지만,
한편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지난 2008년에 대만에서 방영돼 대만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명중주정아애니’(命中注定我)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