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이제 홍보도 전문화 시대.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시청자들의 흥미와 이를 위한 정보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 홍보팀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죠.”
21세기는 이른바 정보화시대라 부른다. 인터넷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정보를 획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사람들은 ‘정보의 홍수’라 불릴 정도로 많은 정보와 소통하며 살아간다. 하루에도 수천수만 건의 새로운 이슈가 쏟아져 나오고, 정보가 넘실대면 넘실댈수록 남들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특별함을 알리고자 하는 움직임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도 홍보가 안 되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홍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사회, 미디어 역시 다를 바 없다. 우스갯소리로 홍보(Public Relations)를 놓고 ‘피’(P)할 것은 피하고 ‘알’(R)릴 것은 알리는 말처럼 오늘날 방송사들은 홍보팀을 꾸리고 자사의 프로그램을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방송사 홍보팀은 출근과 퇴근이 있는 일반의 회사와는 달리 24시간 움직이는 체제라고 할 수 있다. 사건이 없는 경우 앞서 언급된 일정대로 하루를 보내곤 하지만, 하루도 쉬지 않고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곳이 바로 연예계다. 아무리 퇴근했다고 하더라도 늦은 밤 방송 사고가 일어난다면 방송사의 공식입장을 전하기 위해 핸드폰과 컴퓨터를 켜고 일을 해야 하는 직업이 바로 홍보팀이다.
“프로그램과 관련해 이슈가 발생하거나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제 핸드폰에서 불이 나기 시작해요. 방송사의 공식입장을 듣기 위한 전화가 쇄도하기 때문이죠. 업무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전화기를 붙잡고 수십 개가 넘는 매체에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다 보면 아무래도 지칠 때도 있죠. 퇴근 후에도 스마트폰을 놓지 못해요. 방송사고가 나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 날의 이슈가 무엇인지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죠.”(MBC 홍보팀)
방송사고가 일어나거나 혹은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연예인들에 사건사고가 터졌을 때 바쁜 건 케이블 방송국 역시 매 한가지였다. 케이블 방송사 중 가장 많은 채널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CJ E&M 홍보팀은 “사건이 터졌을 때 한 손으로는 전화를 붙들어 똑같은 말을 반복하고, 또 남은 손으로는 제작진에게서 받은 공식입장이 담긴 보도자료를 작성하는데, 정말 정신이 없다”고 하소연 했다.
“퇴근 후에도 상황은 똑같아요. 저로서는 부디 저녁에는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넘어가 주길 바라지만 어디 세상일이 제 맘대로 되나요. 물론 저녁이나 주말에는 당직이 있지만 그래도 제가 맡은 프로그램에 일이 터지면 바로 근무태세로 돌변하죠.”(CJ E&M 홍보팀)
이들이 바쁜 건 비단 사건사고가 터졌을 때뿐만이 아니다. 간간이 캐스팅 단독보도가 언론화 될 때마다 사실여부를 확인하느라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 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 홍보팀은 ”뜨거운 관심 덕분에 요 근래 캐스팅 확정 보도자료 작성을 안 한지 꽤 된 것 같다”고 웃으며 전하기도 했다.
홍보팀이 곤란한 건 이 뿐만이 아니다. 간혹 가다가 공식입장을 전해줘야 할 제작진에서 연락을 주지 않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가 발달되지 않았던 과거, 방송과 관련해 사건사고 발생 시 연락을 끊고 ‘침묵’으로 일관해 문제를 해결했던 시절도 있었죠. 하지만 요즘이 어떤 세상입니까, 차라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라지. 간혹 제작진 중 옛날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럴 때마다 저희는 이렇게 말해요. 상황 더 악화되기 전에 빨리 공식입장부터 밝히시라고.” (MBC 홍보팀)
홍보팀이라면 꼭 갖춰야 하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대인관계 관리다. 보도자료 작성을 위한 글 솜씨도, 이슈를 선별할 수 있는 눈도 중요하지만, 제작과 언론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만큼 사람을 대하는 능력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의 성격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프로그램 기획이 구체화 되고 편성이 확정되면서부터 홍보팀은 이를 알리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한다. 홍보에 앞서 각 프로그램의 제작진들과 만나 홍보에 대한 방향성과 강조했으면 좋을 부분들에 대해 논의를 한다.
홍보팀에서 꼽은 ‘홍보할 때 가장 힘들 때는 바로 제작진과 소통이 잘 안 되고 유대적인 관계가 되지 않았을 때’였다. 어떤 때라도 서로를 믿고 프로그램이 잘 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병훈 PD 작품 홍보를 했을 때가 가장 즐거웠던 것 같아요. 이병훈 PD 스타일 자체가 참 친절해요. 이병훈 PD와 같이 작업하면 연기자들과 제작진이 상견례 하는 첫 시간부터 홍보팀을 불러서 함께 인사시켜 줘요. 그렇게 되면 처음 세팅할 때부터 함께 일을 하는 셈이 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힘든 것 하나 없이 마음 편하게 해주세요. 하지만 일부는 저희가 현장에 출근할 때 어느 날 한 번 찾아오는 손님 정도로만 여기고 데면데면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럴 때는 저희(홍보팀) 역시 겉돌고 오기 십상이죠. 홍보팀 막내들이 털어놓는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가 바로 제작진과 배우들 사이 관계에 대한 문제들이에요. 제작진이 우리를 믿고 도와줄 때 홍보거리는 풍부해지고, 그만큼 좋은 결과로 돌아오죠.”(MBC 홍보팀)
방송사 홍보팀에서 일하고 있는 홍보맨 김철수(가명)씨는 출근은 9시이지만 업무의 시작은 일어나자마자이다. 일어난 직후 스마트폰 등을 통해 전날 자신이 맡았던 방송에서 어떤 기사가 나왔는지, 또 어떠한 부분이 화제가 됐는지 살핀다. 회사에 도착하면 본격적으로 언론 모니터링을 시작한다. 지면 기사에서부터 온라인까지 꼼꼼하게 체크하고 선임에게 보고까지 마치면 어느덧 오전이 지나간다. 점심에는 기자 및 관계자들과 점심 겸 미팅을 마친 뒤, 나른한 오후에는 다음날 기사로 나갈 보도자료를 작성한다. 때에 따라서는 회의가 잡히기도 한다.
김철수 씨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동안 또 다른 홍보팀 이영희(가명)씨는 조금 더 생생한 홍보를 위해 회사가 아닌 현장으로 바로 출근한다. 매의 눈으로 현장을 살피면서 이슈가 될 만한 것들을 발굴하기에 여념이 없다. 상황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