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원래 제 인생의 모토가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어디서든, 무엇을 하든지요. 하하하."
우발적인 사건으로 의리와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세 남자를 그린 누아르풍의 '좋은 친구들'에서 인철 역할이 이렇게나 잘 어울릴 수가 없다고 하니 호탕하게 웃는 주지훈.
실제와는 다른 모습이겠지만, 현실 속 모습이 아닐까 할 정도로 몰입해서 연기한 듯하다. 물론 속물적인 모습도 있지만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도 큰 인물이다. 친구의 엄마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도 악의는 아니었다.
'좋은 친구들'은 지성과 주지훈, 이광수 등 세 명이 주인공인 영화인데, 주지훈이 돋보인다는 평도 많다. 이런 소리를 많이 들은 듯했다. 다른 배우들에게 미안하지 않느냐고 하니 주지훈은 웃으며 영화와 다른 배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좋은 평가를 받는 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나만 보인다는 건 영화에 안 좋은 것 같다"고 걱정했다. "모두 괜찮지 않았어요? 지성 형은 절제해야 하는 캐릭터를 잘 잡아서 이끌어줬고요, 광수는 진짜 착하고 똑똑해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는데…."
지성, 이광수에게 고마운 마음이 정말 크다. 이광수에게는 미안한 마음도 있다. 싸움박질하는 리얼한 장면 때문이다. "합이 짜여 있는 건 속일 수 있지만 막싸움은 속일 수 없더라"고 털어놓은 주지훈은 이광수가 자신에게 "'형 너무 아파요'라고 솔직하게 말했을 정도였다"고 했다. 또 극 중 인철과 동거하는 술집 아가씨로 등장해 주지훈으로부터 쥐어박히고 맞는 장희진에 대해서도 "'얼굴은 안 때릴게'라고 해놓고 뒤통수 같은 곳을 진짜 심하게 때렸다"며 "나중에 희진이가 '주지훈, 꼭 복수할 거야'라고 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현실 속 친구들과의 우정에 대해서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전 솔직한 편이에요. 고마우면 고맙다고,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바로 얘기해요. 내가 모자라서 잘못한 것이니 그런 것에 대한 자존심을 내세우지는 않아요. 물론 영화 속 상황이 벌어진다면 선택이 쉽지 않겠죠.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 게 가장 좋은 거겠죠?"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