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내기 바둑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극장가를 장악중인 영화 ‘신의 한 수’. 소재도 소재이지만 정우성, 이범수, 안성기, 김인권, 안길강, 최진혁, 이시영 등 멀티 캐스팅으로 배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관객들에게 신세계를 열어준 ‘신의 한 수’. 그 안에는 제작을 맡은 아지트 필름 황근하 대표와 그의 콤비 유성협 작가가 있다. 7~8년의 긴 시간을 거쳐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된 작품이라 이들에게 더욱 의미가 깊고 특별하다.
“영화가 개봉되기까지 고생 했겠다”는 걱정에도 황근하 대표는 “고생이 아니었다. 7~8년 전이나 지금이나 ‘신의 한 수’를 개봉시키기 위해 하루하루 노력한 것뿐이다”라며 “‘신의 한 수’는 좋은 기회였고 이 작품을 통해 앞으로 더 할 수 있다는 부분 보여준 것 같다. 아지트 필름의 모토 역시 또 다른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여유로운 미소를 보였다.
↑ 사진=MBN스타 DB |
Q. 아지트 필름, 이름이 신선한데 독특하게 이름을 짓게 된 계기가 있는가?
A. “사실 영화사 신의 한 수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럴 경우 다른 작품과 다른 장르는 못 할 것 같더라. (웃음) 제작사 이름을 지을 때가 재미있는데 ‘신의 한 수’ 신 넘버를 매길 때 태석 아지트, 살수 아지트라는 공간이 많이 등장했다. 그래서 아지트로 이름을 지었다. 아지트는 라틴어인데 AGLT, AZLT 등으로 쓸 수 있다. 그 안에 속한 인원이 몇 명이던 생각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자는 뜻을 담았다. 아지트 필름 전에는 메이스엔터테인먼트에 있다가 유성협 작가와 함께 나왔다. 느리게 시작하지만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아 2013년 4월 아지트 필름 법인을 세웠다. 때문에 ‘신의 한 수’는 아지트 필름과 메이스엔터테인먼트 공동 제작이고 메이스엔터테인먼트가 주체 제작사이다.”
Q. 황근하 대표가 아지트 필름에서 하는 일은?
A. “난 슈퍼스태프이고 직위는 대표이사다. 아지트 필름은 소규모 제작사이다. 이전에 메이스엔터테인먼트에서 프로듀서로 있었고 그 안에서 ‘신의 한 수’ 피디로 스타트를 했고 그 사이 아지트 필름을 세운 것이다. 유성협 작가는 오직 작가로서 자유롭게 몸담고 있다”
Q. ‘신의 한 수’가 관객을 만나기까지 7~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때문에 더욱 소중하고 애착이 갈 듯 하다.
A. “‘신의 한 수’는 제작사 창립작인 셈이다. 그러나 난 매번 참여했던 모든 작품이 다 좋고 소중하다 생각한다. 모든 작품이 나에게 소중한 경험을 줬고 많은 것을 배웠다. ‘신의 한 수’가 개봉되기까지 7~8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이는 고생이 아닌 꾸준히 작품을 위해 노력한 것이다. 때문에 나의 신의 한 수는 지금 이 순간이다”
Q. 영화의 소재로 바둑을 택했는데 부담감은 없었는가, 또한 투자를 받고 기분이 어땠는가?
A. “바둑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제작한다는 게 최초라는 부분이 조금 두려웠다. 그러나 덕분에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신의 한 수’는 곁을 떠났으니 리셋인 상황이다. 앞서 유성협 작가에게 난 영화를 하는 일반인이 아닌 영화를 하는 영화인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신의 한 수’ 투자를 받고 작가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영화인이 될 수 있게 해줘 감사하다’ ‘작가님과 다른 작품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유성협 작가와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그와 약속을 했다. 가상의 캐비닛에 시나리오를 넣어두기로. 예를 들어 여섯 작품이 안에 들어있었다면 ‘신의 한 수’라는 한 작품이 사라졌으니 채워 넣어야 된다. 현재 두 개의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멜로가 가미된 휴먼 코미디와 완전 휴먼 드라마다”
↑ 사진제공=아지트 필름 |
Q. 몇 살 때부터 제작 일을 시작했는가.
A. “23살부터 쉬지 않고 이쪽 일을 시작했다. 군 제대를 앞두고 병장 휴가 때 친형 미팅일로 제작 일을 접하게 됐다. 2000년부터 영화 일을 시작한 셈이다. ‘번지점프를 하다’부터 제작 일에 대한 마성에 빠져 지금까지 하고 있다. 벌써 15년차다. (웃음) 이 일을 접하게 된 것 배우인 형 영향이 크다. 형은 예대 출신 배우 황춘하다. 때문에 만나는 사람이 다 영화 판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일을 할 때 실수하면 형이 욕 먹을 수 있으니 실수하면 안 되겠다 싶더라”
Q. 배우인 형에 대해 잠깐 소개한다면.
A. “형의 이름은 황춘하다. ‘신의 한 수’에서 꼽추 꼬봉으로 나온 인물이다. 사실 형과 같이 있어도 닮지 않아 형제인줄 모르더라. (웃음) ‘신의 한 수’ 속 캐스팅 라인에 형이 없었다. 또 내가 제작에 관여했다고 내 핏줄이 연결되는 걸 반대했는데 감독님이 나를 만나기 이전에 형을 알고 있어 참여를 도왔다. 극에서 형은 배역 때문에 등을 굽히고 있다. 그래서 촬영이 끝나면 다른 배우들에게는 ‘고생하셨습니다’라고 하는데 우리 형에게는 격려의 의미로 어깨를 치더라. (웃음) (꼽추 꼬봉 역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Q. 유성협 작가를 많이 언급하던데 두 사람의 호흡은 어떤가.
A. “유성협 작가와 나는 요즘말로 케미가 잘 맞는다. (웃음) 7~8년 동안 동고동락해서인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코드가 맞는다.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고 이는 유성협 작가가 잘 쓸 수 있는 장르다. 사실 바둑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정말 쉬운 스포츠이고 접근하기 좋다. 또 대중에게 바둑에 접근하라고 영화화한 것이다. 영화 속 소재로 사용되기에 어려웠을 뿐이지 정말 매력적인 스포츠다. 차기작 역시 도전이다. 19세 관람불가 보다는 조금 더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신의 한 수’와는 또 다른 부분을 보여줄 계획이다”
Q. ‘수상한 고객들’ ‘신의 한 수’를 통해 제작자의 꿈을 어느 정도 이룬 것 같다.
A. “처음부터 꿈은 제작자였다. 매체가 다변화되고 유행도 돌고 돌기에 배워도 끝이 없더라. 사실 난 지금도 배워가는 중이다. 때문에 꿈을 이뤘다기보다는 늘 현재진행형이다”
Q. 영화인 황근하로 산다는 건.
A. “정말 다이나믹하다. 내가 제작라인에 있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막내 때 봤던 높은 분들과 같은 부분을 고민하고 있더라. 나 역시 제작자니까. 가장 큰 고민은 남들과 공유하고 남들에 대한 배려, 보다 빠르게 영화의 목적 안에서 고민을 해결하려한다. 그렇다보니 정말 다이나믹하다. 인생도 다이나믹하다. 노력하고 즐겁고 긴장감의 연속이다. 만약 일이 터졌을 때 빨리 해결해야 되니까 긴장하면서 산다. 생활과 일의 일체화다”
↑ 사진=포스터 |
최준용 기자, 손진아 기자,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