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세상에 공짜는 없다더니 정말 그렇다. 한 명의 스타가 탄생하기까지, 하나의 명작이 만들어지기까지.
고전 쇼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다시 관객들을 찾아왔다. 막이 오르자마자 눈과 귀를 사로잡는 화려한 탭댄스, 이와 함께 온몸으로 전해지는 강력한 꿈의 기운은 여전하다. 뉴욕의 극장가 브로드웨이의 한 블록을 그대로 떼어다 놓은 듯한 무대, 지금 내가 바로 그곳에 서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시골때기 소녀 페기 소여가 브로드웨이 최고의 스타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은 저마다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각자의 방법으로 위기를 헤쳐나간다.
브로드웨이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연출가 줄리안은 뮤지컬 ‘프리티 레이티’를 통해 잃었던 명성을 되찾으려 한다. 왕년의 스타 도로시 브록은 자신의 스폰서인 애브너를 사랑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사실 보드빌쇼 시절을 함께 한 배우를 사랑한다. 화려한 무대와 진정한 사랑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물. 무대에 서고 싶은 주인공 페기 소여는 타고난 재능과 엄청난 노력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역시나 원동력은 배우들이다. 화려하고 유쾌한 쇼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스토리 라인은 단순한 편.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가 무대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절대적인 요소가 됐다.
특히 배우 30명이 마치 한 몸인 듯 움직이는 현란한 탭댄스는 그저 경이롭다. 이 무대를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지 생각하면 절로 박수가 나온다. 꿈꾸는 배우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이들이 완성해낸 화려한 무대가 유독 뭉클하게 느껴진다.
무대를 보는 내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지만, 흥겨운 댄스가 끝나고 나면 무언가 되살아나는 열정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꿈을 꾸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반드시 내가 원하는 미래를 맞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얻어갈 수 있다.
지극히 고전이면서도 어떤 시대에도 공감할 수 있는 진정성이 있다. 그래서 매번 그 만남이 설레고 또 기다려진다. 그 어느 때보다 긍정의 힘이, 꿈의 열정이 간절한 때다. 주변을 탓하며 다소 느슨해졌다면 이 공연을 강력 추천한다.
8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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