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가 말한다. “저로 인해 재미있으셨잖아요. 막장 그게 꼭 나쁜건가요?”
‘왔다 장보리’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 ‘왔다 장보리’가 시작되는 8시 45분 드라마를 보러 가야한다며 발걸음을 옮기는 이들도 있고, 이 같은 대중들의 관심은 연일 이어지는 시청률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9.8%(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한 ‘왔다 장보리’는 단순하지만 분명한 선악의 구도로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달 5일부터 6회 연속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고, 급기야는 지난 3일 25.6%를 기록하며 일요일 전체 시청률 2위 자리에 성큼 올랐다. 이는 첫 방송 이후 1위 자리를 놓친 적 없는 KBS2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과 비교했을 때 고작 1.3%포인트 차이다.
주간시청률에서 역시 7월 첫 주부터 한 달간 KBS1 일일드라마 ‘고양이는 있다’를 제치고 전체 2위를 기록한 ‘왔다 장보리’는 1위인 ‘참 좋은 시절’과 격차를 좁혀 나가고 있다. 가장 최근은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전체 주간시청률을 살펴보면 ‘참 좋은 시절’은 25.1%, ‘왔다 장보리’는 23.8%를 기록 그 차이는 1.7%까지 좁혀진 상황이다.
‘왔다 장보리’는 흔히 말하는 막장의 요소를 두루 가지고 있는 드라마다. 한복명가 비술채 의 외동딸로 집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왔던 은비(오연서 분)는 사고로 인해 기억을 잃고, 도씨(황영희 분)를 만나 보리라는 이름으로 자라나게 된다. 초반부터 막장키워드의 3대 요소인 ‘기억상실’을 내 놓은 ‘왔다 장보리’는 은비의 빈자리를 틈타 비술채의 양녀로 들어간 민정(이유리 분), 그리고 보리가 은비인 것을 알면서도 ‘출생의 비밀’을 철저히 감춘다는 점 등 과거 ‘막장드라마’로 불렸던 작품들 속에서 등장했던 갈등요소들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게다가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민정을 얼마나 악독한 악녀로 만들었는지, 가난이 싫어 자신의 부모도 버리고, 집안이 망했다는 이유로 동거를 했던 연인도 버렸으며, 심지어는 자신의 아이를 제 손을 버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모든 잘못이 생길 때마다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며 ‘모든 것은 네 탓’이라며 책임전가에, 가택침입은 필수, 그때그때 거짓말과 변명으로 상황을 모면해나가려고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단순히 시청률을 올리고 재미를 위해 자극적인 요소만을 사용하는 막장드라마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왔다 장보리’의 인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한국드라마에 대해 평가 절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를 향해 ‘왔다 장보리’는 묻는다. 그래서 꼭 저희드라마가 나쁜 것이냐며.
한 방송관계자는 이와 같은 막장드라마에 대해 “흔히 막장드라마라면 한국드라마의 병폐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조건 나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분명 막장드라마를 좋아하고 원하는 이들이 있는데, 단지 막장이라는 이유로 이들의 요구를 무시하는 것 또한 또 다른 차별”이라며 “단순하게 웃고 즐기며 스트레스를 해소해 줄 수 있는 드라마도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고 항변했다.
드라마는 ‘안방극장’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다른 문화장르에 비해 가장 손쉽게 접하는 영역이다. 남녀노소도 가리지 않으며, 영화나 연극, 뮤지컬 등과 달리 이를
‘왔다 장보리’가 말하는 막장드라마의 매력, 웃고 즐길 수 있는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