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꾼공연팀과 한국언론관계자분들 |
태권도인들이 대부분인 비가비에서 타악 지도와 연주를 맡고 있는 정문선생님과 나만 국악인이다. 태권도인과 국악인. 서로 다른 집단이 모여 한 작품을 만들었다. 이제는 한 식구와 다름없지만 처음에는 서로의 다름에서 나오는 사소한 문제들이 커다란 오해가 되기도 했다. 몇몇은 태권도인으로서는 전혀 생소한 분야인 타악을 배우는 것에 반감을 가지기고 했고, 많이 힘들어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습 때마다 멀리 대구에서 한마디 불평도 없이 찾아와 열정을 다해 지도하는 정문선생님은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여 태권타악퍼포먼스 비가비를 탄생시켰다.
오늘 행사에는 일곱 개의 서로 다른 색을 지니고 있는 한국팀들이 모여 각자의 공연을 소개한다. 다른 나라, 다른 문화를 지니고 있는 이곳 에딘버러의 사람들에게 멀리 한국에서 찾아와 열정을 다하는 우리 한국 공연단들이 이들의 마음을 움직여 모두 건승하기를 바란다.
↑ 행사를 위한 비가비리허설 장면 |
[MBN스타] “반갑습니다. 고생 많으시죠?”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여한 일곱 개의 한국 공연팀들이 한국문화원의 주최로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한가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지만 우리는 피붙이처럼 끌려 서로의 안부를 묻기 바빴다. 한국사람,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곳 에딘버러에서 낯설고 힘든 생활을 함께한다는 공통점 때문인지 서로를 바라보는 눈에 끈끈한 정이 넘쳐난다. 거리홍보에서 만나 짧게 인사를 나누었던 배우들도 다시 만나게 되었다. 프린지 페스티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주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바쁘고 날카로웠던 신경이 이제는 조금씩 풀어져 여유가 생긴 모습들이다.
↑ 행사를 주관하신 한국문화원 전혜정 사업총괄팀장님 |
행사를 주관하신 한국문화원의 전혜정 사업총괄팀장님은 올해로 12년째 프린지에 참여한 한국공연팀들을 위해 오늘과 같은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번 행사에는 주영국대사관 김창모 공사님과 프린지 페스티벌 주최측의 관계자분들이 참석해주셨다.
↑ 시범공연을 관람하는 관계자분들 |
한국에서 공연 예술인들에게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은 꿈의 무대라고 불리워진다. 난타와 점프 같이 널리 알려져 상설공연으로 자리매김한 공연들도 모두 이곳 프린지페스티벌에서 그 이름을 얻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많은 한국 공연팀들에게는 꿈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막상 이곳에 온 공연팀들은 외롭고 힘들다. 선의의 경쟁이라고는 하나 3000개의 공연팀들 안에서 어떻게든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하고 혹은 언어소통이 어려워 홍보에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도 평균 100명의 관객을 채우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곳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는 한국팀들의 단합을 마련하고, 개별 공연팀들로는 만나기 어려운 프린지 페스티벌 주최 측의 관계자분과 현지 언론인들에게 짧은 시간이나마 공연을 홍보할 수 있게 해준 이 자리는 공연팀들에게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다.
↑ 주영국대사관 김창모공사님 |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행사의 통보를 늦게 받아 각 팀마다 5분씩 주어진 공연 시범을 따로 준비 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 공연 ‘비가비’의 하이라이트는 날아올라 차는 시원시원한 격파인데 우리 공연에 쓰일 송판 외에 여유분 송판을 따로 준비해오지 않아 매우 곤란했다. 미리 이런 정보를 알았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 노리안 마로의 공연 |
그래도 모든 공연단들이 최선을 다해 주어진 5분의 시간을 자신들의 색깔로 채워나갔다.
첫 공연은 노리안 마로의 공연이었다. 사물놀이의 신명나는 장단과 작은 배를 들고 천을 가르는 의식과 같은 춤사위와 노래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국악인인 나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형태의 공연이라 추임새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이어지는 작품은 전설의 무용수 최승희씨의 삶과 예술혼을 그린 공연으로 인형극과 배우의 열정적인 춤이 기억에 남았다. 최승희 역을 열연한 배우 김경미씨는 무대에서는 무서우리만큼 카리스마가 넘쳤는데 리셉션 장소에서 만났을 때는 다정한 언니처럼 편안한 사람이어서 놀랐다.
극단 하땅세의 작품은 어린이들의 감성에 맞춰 커다란 종이에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과 연극을 함께 엮어 예쁘고 아기자기한 무대를 선사하였다. 공연에 쓰이는 모든 소품들이 재활용품을 활용한 것이라는 점도 매우 흥미로웠다. 사단법인 한국연극배우협회 최성웅 회장님의 일인극인 술꾼도 선을 보였다. 연세가 많으신데도 불구하고 멀리까지 오셔서 예술인의 자유를 만끽하고 계신 모습을 보니 즐거웠다. 술꾼의 이야기라 한국에서 소주를 협찬 받아 오셨다며 소주 한잔 하러 오라는 말씀에 정이 넘쳐난다.
↑ 하땅세의 공연 |
행사는 비가비의 신명나는 북 연주와 창작품 새 그리고 날아오르는 격파로 마무리됐다. 한국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며 시원시원한 격파 장면에서는 저절로 소리를 지르
성상희 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