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내가 살던 서울이 이렇게나 아름다운 곳이었을까.
스타들이 안내자 역할을 맡아 동네 사람들만 아는 명소와 명물 등을 소개하는 MBC 새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동네 한 바퀴’가 14일 베일을 벗었다.
‘동네 한 바퀴’는 예능의 신(神)으로 불리는 방송인 신동엽과 노홍철, 충무로의 기대주 배우 여진구, 그리고 건축가 겸 여행 작가인 배우 엄지원의 남편 오영욱의 독특한 조합으로 화제가 됐던 프로그램이다.
이날 이들의 첫 여행지는 신동엽의 고향이자 유년시절의 풍경이 곳곳에 묻어있는 서울 서촌(종로구 청운 효자동)이었다. 여행가이드 오기사와 서촌 토박이 신동엽의 설명에 따라 카메라는 갤러리가 된 보안여관, 대오서점 등과 같이 한 자리를 지켜온 동네의 명소에서부터 수성동 계곡과 12주 건물 등의 정보 충실하게 전달하며 소박한 여행의 즐거움을 전해주었다.
↑ 사진=동네 한 바퀴 캡처 |
여기에 결혼 8년 차 유부남 신동엽, 신혼의 달콤함에 빠진 오기사, 노총각 노홍철 사이 18살의 여진구의 조합은 신선하면서도 독특했다. 아저씨들과 함께 추억여행을 떠난 고등학교 2학년생 여진구는 이들과 극명한 세대 차이를 보여줌과 동시에 나이와 상관없이 동네여행을 즐길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지난 기말고사의 시험범위였다며 ‘서시’를 외우거나 짬뽕으로 해장을 하는 신동엽을 보며 해장의 기분을 궁금해 하는 모습, 신동엽의 야한 개그에 깔깔 웃는 모습, 해맑은 미소로 땀을 닦는 여진구의 모습은 그동안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배우의 진지함 대신 10대 소년의 풋풋함을 보여주며 늦은 밤 많은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혼자 사는 남자들의 모습을 진솔하고 디테일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던 이지선 PD의 아기자기한 연출 역시 프로그램의 재미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자극적인 웃음보다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소소한 공감대를 높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동네를 배경으로 하는 ‘골목여행 버라이어티’ ‘동네 한 바퀴’는 우리나라지만 일상적으로 지나치면서 가보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그 곳을 특별한 시각에서 조명하면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아쉬움도 있었다. 오래된 가게를 설명해 주는 것은 좋으나 자칫 잘못하면 그저 예능이라는 이름의 홍보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동네여행이라는 발상자체는 나쁘지 않으나 출연자들의 추억을 제외하면 이전에 나왔던 수많은 국내여행 예능 프로그램과 차별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여행지 선정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서촌 자체는 서울 도심 속 여행지로 꼽힐 정도로 많은 이들이 찾는 동네이다. 타지에서 온 사람들 뿐 아니라, 서울 시민들 역시 당일치기 여행의 느낌을 받고 싶을 때 쉽게 찾는 서촌은 꼭 ‘동네여행’ 콘셉트가 아니더라도 구경할 거리가 풍부한 곳이다. 정규편성 확정 시, 이후에도 계속 동네여행을 떠날 수 있을 정도로 구경할 수 있는 동네가 실제로 많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외도 국내도 아닌 작은 ‘동
따뜻한 시각으로 그려진 ‘동네 한 바퀴’는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정규 편성 여부가 결정된다. 과연 이 네 남자들의 동네여행이 계속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