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TV 브라운관에 오싹함이 사라졌다.
한 여름 밤이면 안방극장에 잊지 않고 찾아왔던 단골손님이 있다. KBS2 ‘전설의 고향’으로 대표되는 귀신이야기, 공포물이다. 처녀귀신에 구미호, 몽달귀신 등 전설 속에 있던 귀신의 이야기를 다룬 ‘전설의 고향’은 77년 ‘마니산 효녀’를 첫 방송을 시작해 89년 ‘외장녀’까지 장장 12년간 방송되며, 많은 시청자들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보게 할 정도로 등골이 서늘한 재미를 전해주었다.
이후 약 7년간 소식이 없던 ‘전설의 고향’은 96년 ‘호녀’ 편으로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전보다 한층 발전한 CG와 탄탄해진 스토리로 돌아온 ‘전설의 고향’은 잠 못 드는 여름밤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 후로부터 9년 뒤인 2008년 ‘구미호’ 편을 시작으로 총 8편의 이야기를 들려준 ‘전설의 고향’은 2009년을 마지막으로 또 다시 종적을 감추었다.
사실 안방극장에 무서운 귀신이 사라진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전설의 고향’ 뿐 아니라 90년대 많은 이들을 ‘M’ ‘거미’ ‘RNA’ ‘고스트’ 등 다양한 소재들의 공포드라마는 90년대를 호령하며 덜덜 떨리는 무서움을 전해 주었다.
물론 ‘혼’ ‘구미호: 여우누이뎐’ 등이 제작됐지만 과거의 영광에 비해 시들했으며, ‘아랑사또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 전설 속 귀신들은 무서움보다도 친숙해지고 귀여워지기 시작했다. 작년에 방영됐던 tvN ‘후아유’나 SBS ‘주군의 태양’ OCN ‘처용’ tvN ‘환상거탑’ 등 무서운 귀신 분장으로 시청자들이 깜짝 놀랄만한 장면들이 튀어나오기는 하나 그 수위는 낮았으며, 대부분 공포보다는 사랑과 같은 드라마 적인 요소를 부각시켰다.
더 이상 ‘전설의 고향’이 통하지 않는 시대, 몇 해 전부터 안방극장에 보이지 않던 공포가 올해는 완전히 사라졌다.
현재 귀신과 같이 초자연적인 소재를 사용하는 드라마는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 일지’가 유일하다. 하지만 귀신이 나왔다고 해서 공포드라마로 규정짓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귀신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전혀 무섭지 그려지지 않고 있으며, 그 중 주인공 이린(정일우)의 곁을 돌아다니는 귀신들은 코믹 혹은 판타지에 가까기 때문이다. ‘야경꾼 일지’를 연출한 이주환 PD는 ‘야경꾼 일지’에 “공포물이 아닌 젊은 청춘남녀의 사랑을 담은 드라마”라고 밝힌 만큼 ‘야경꾼 일지’에는 무서움을 찾아보기란 어렵다.
‘야경꾼 일지’ 외에 현재 방송되고 있는 대부분의 드라마는 장혁-장나라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 선보이는 로맨틱코미디 MBC 코믹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 권상우-최지우가 선보이는 멜로물 SBS 월화드라마 ‘유혹’ 노희경 작가의 로맨틱코미디로 화제를 모았던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현실의 연애에 대해 다루며 공감대를 높이고 있는 KBS2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 개화기를 맞이한 청춘들의 운명과 사랑을 다룬 ‘조선총잡이’ 등 모든 것인 죄다 사랑, 사랑, 사랑 이야기다. 지금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들의 후속작 역시 대부분 로맨스 아니면 로맨틱 코미디다. 케이블 역시 마찬가지다. tvN ‘마이 시크릿 호텔’이 스릴러를 담당하나, 살인사건을 둘러싼 호텔의 비밀을 다루는 만큼 공포보다는 추리와 멜로물에 더 가깝다.
2014년 영화계는 ‘소녀무덤’을 비롯해 ‘내비게이션’ ‘터널 3D’ 등의 공포영화가 제작된 것에 비교하면 안방극장의 소식은 더욱 잠잠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모든 드라마에 사랑이 빠질 수 없다고 하지만, 왜 최근 드라마들은 계속 사랑, 연애를 이야기 할까. 이에 대해 한 드라마 관계자는 “간혹 제작비 차원에서 만들어지지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