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새벽(현지시각) 미국 하와이 자택에서 김진아는 가족과 남편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을 맞았다.
김진아의 동생이자 배우인 김진근은 두 달 전 하와이로 건너가 누나와 마지막 시간을 함께 했다.
김진아는 앞서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여러차례 고백했다.
2010년 출연한 한 방송에서는 “몸이 부어 성형수술 했냐는 오해까지 받았다. 검사를 했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몸이 아파 죽을 것 같았다.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몸이 부었고 7호였던 결혼반지가 13호까지 늘어났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산 바 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불치병으로 알려졌지, 암 투병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말기암 진단을 받은 것은 올 초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 김진근의 소속사인 태원아트미디어는 21일 “김진아의 암 선고는 갑작스러운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동생 김진근은 스케줄을 전면 취소하고 하와이로 건너갔다.
김진아는 그 어떤 여배우보다 화려했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1980년대 섹시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하다 돌연 활동을 중단하고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 한때는 자살을 꿈꿀 정도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인생의 고비에서 그는 호스피스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새 삶을 살았다. “입양은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일”이라며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배우로도 쉼 없는, 열정적인 작품 활동을 했다. 1983년 영화 ‘다른 시간 다른 장소’로 데뷔해 ‘수렁에서 건진 내 딸’ ‘지금 이대로가 좋아’ ‘창 밖에 잠수교가 보인다’ ‘삼색 스캔들’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인기를 누렸다.
단박에 스타덤에 올라 탄탄대로를 달리는 듯 했지만, 그는 늘 외로웠고 공허했다고 어느 방송에선가 말했다. 도망치듯 나온 그곳에서 한동안 평범한 삶을 살다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렸다.
2000년 이탈리아계 미국인 남편 케빈 오제이를 만나 국제결혼을 했고, 결혼 3년 차에 아들 매튜를 입양했다. 지난해 4월에는 아침방송에 출연해 하와이 자택과 행복한 일상을 공개한 바 있다.
2001년 드라마 ‘명성황후’를 통해 연기활동을 재개하는 열정도 보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2010년 영화 ‘하녀’가 유작이 됐다. 몇 편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난 그는 솔직하고, 유쾌했으며, 또 소탈했다. 그리고 쉰을 맞은 나이에도 여전히 다재다능한 끼가 넘쳤다.
그의 가족은 연예인 집안으로도 유명하다. 부모님은 원로배우 故김진규와 김보애다. 이모부는 이덕화, 제부
타국에서 삶을 마감한 고인을 위해 가족들은 미국에서 장례절차를 마친 후 한국에서 또 한번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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