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두 소년의 아픔, 그리고 외로움. 가슴이 저릿하고 먹먹해진다. 그들의 이야기가 공감되고 미안하기도 하다. 영화 ‘야간비행’을 보고 나면 느끼는 감정들이다.
‘야간비행’은 어릴 적 둘도 없는 친구였던 1등급 모범생 용주(곽시양 분)와 문제아 일진짱 기웅(이재준 분)이 서로 다른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며 학교와 가정, 사회 속에서 외로워하며 서로에게 의지하고 우정을 만들어가는 청춘 드라마다.
‘야간비행’은 고등학교 2학년 남고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평범한 학교생활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느끼고 있는, 느껴본 적 있는 외롭고 쓸쓸한 이면을 조명한다.
성적과 경쟁만을 요구하는 학교, 동성애에 대한 편견, 왕따 문제, 그리고 학교폭력, 빡빡한 입시 풍경, 노동자의 문제까지 억압된 학교구조와 한국 사회의 부정적인 문제를 이야기하며 관객에게 물음표와 느낌표를 동시에 던진다.
또한 10대들이 겪고 있는 내면의 깊은 고민을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내 공감을 높였고, 당장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러내며 아픔과 외로움이 있는 이들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야간비행’은 이송희일 감독이 오래전부터 준비한 시나리오였다. 당초 2009년쯤 한 프로젝트에 의해 썼던 시나리오였지만 이 감독은 1998년 대구의 한 고등학생이 자살 직전 엘리베이터 안에서 고개를 파묻고 눈물을 흘리는 CCTV 영상을 본 이후 시나리오를 좀 더 확대해서 수정했다.
‘야간비행’ 속 주인공들의 나이가 CCTV 영상 속 소년과 비슷한 만큼 영화는 10대들의 시선과 감정에 집중했고, 영화의 모티브가 된 CCTV 속 고등학생의 쓸쓸한 뒷모습 역시 주인공들에게 잘 녹아들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