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새롭게 수목극 전쟁이 시작되는 가운데 여주인공들도 이미지 변신으로 정상을 꿰찰 준비 중이다.
지난 10일 MBC ‘내 생애 봄날’과 KBS2 ‘아이언맨’이 동시에 출격했다. 예고된 대로 두 드라마는 멜로와 판타지라는 완전히 다른 색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았다.
시청률로는 ‘내 생애 봄날’이 승기를 잡았다. 8.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SBS ‘괜찮아 사랑이야’에 이어 동시간대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역할들이 평소 보여줬던 이미지의 연장선이었다면 ‘내 생애 봄날’ 속 이봄이 역은 완전히 다르다. 심장 이식을 받은 후 새 삶을 살아가는 이봄이는 후에 자신에게 심장을 이식해준 사람의 남편인 강동하(감우성 분)과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다. 쉽지 않은 감정선이고 상대역인 감우성과도 무려 20살의 나이차이가 난다.
다행히도 첫 회를 통해 공개된 수영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다. 의욕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봄이 캐릭터를 잘 살렸고 가장 우려가 컸던 감우성과의 케미도 잘 살아났다.
같은 날 방송된 ‘아이언맨’에서의 신세경도 기존의 우울한 이미지를 벗고 당찬 소녀로 변신했다. 극 중에서 신세경이 맡은 손세동은 마음 속 분노가 차올라 있는 주홍빈(이동욱 분)을 변화시키는 인물이다.
1회에서 신세경이 보여준 모습은 기존이 청순 글래머 이미지와는 180도 다르다. 남자들과 함께 동고동락을 할 정도로 털털하고 자신을 성추행한 남성을 바로 제압할 만큼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다. 함께 개발한 아이템을 팔아 넘긴 선배를 잡기 위해 공항에서 오열할 정도로 감정에 솔직한 캐릭터기도 하다.
‘지붕뚫고 하이킥’ ‘패션왕’ ‘남자가 사랑할 때’ 등 신세경은 그 동안 가난하고 불운한 환경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여인의 전형을 보여줬었다. 그랬기에 신세경 하면 어쩔 수 없이 슬프고 우울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이언맨’을 통해서 신세경은 기존의 이미지를 확 지워버리며 독특한 소재인 ‘아이언맨’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켰다.
가장 마지막 주자로 출발하는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이하 ‘내그녀’)에선 에프엑스 크리스탈이 첫 주연으로 나선다.
크리스탈은‘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과 ‘상속자들’를 통해 연기를 한 적은 있지만 지상파 첫 주연으로 나선만큼 거는 기대도 크다. 무엇보다 그간 드라마들과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에서 보인 크리스탈의 모습과는 전혀 상반된 캐릭터기 때문에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항상 패셔니스타에 시크한 매력을 드러냈던 크리스탈은 ‘하이킥3’에선 얄미운 여고생으로, ‘상속자들’에선 애교 넘치는 재벌가 딸로 분해 자신의 기존 이미지를 이어갔다. 그랬기 때문에 크리스탈은 연기돌이지만 크게 연기력 지적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달라졌다. ‘내그녀’에서 크리스탈이 맡은 윤세나 역은 가난하지만 꿈을 안고 살아가는 작곡가 지망생이다. 재벌딸에 부유한 모습만 보여왔던 크리스탈이 짠순이에 캔디형 캐릭터를 그려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세 명의 수목극 여주인공들에게 이번 역할들은 연기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지상파 첫 주연을 맡은 수영과 크리스탈은 가수 이미지를 벗어나는 첫 작품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이 기회를 제대로 잡아야 포화된 연기돌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연기돌인 두 사람과 달리 배우로 신세경이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최근 작품들의 부진이 발목을 잡는다. 전작인‘패션왕’ ‘남자가
치열한 수목극의 새로운 판은 이미 짜여졌다. 세 여주인공 모두 이미지 변신을 통해 기대감을 상승시킨 가운데 누가 먼저 승기를 잡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