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방송가에 따르면 서태지는 10월 컴백 즈음에 맞춰 KBS2 '해피투게더' 출연을 확정했다. '국민MC' 유재석과 1대 1 단독 토크쇼 형태로 꾸며진다는 방송 관계자의 전언이다. 같은 방송사인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논의 중이다.
서태지컴퍼니 측 관계자는 앞서 "수 많은 프로그램에서 섭외 요청이 밀려들고 있다"면서 "그가 음악 방송뿐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도 적극 출연할 수 있다"(매일경제 스타투데이 7월24일자 '서태지, 무한도전 뜰까?.."예능 출연 긍정적")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현재 SBS는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고 있는 격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서태지가 보다 많은 팬들과 소통하고 싶어한다"면서 "다만 배우 이지아가 출연해 논란을 부추겼던 SBS '힐링캠프' 만큼은 외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태지와 이혼한 이지아의 '힐링캠프' 출연 시기는 공교롭게도 이은성이 출산을 앞둔 때였다. 당시 방송가에서는 왜 하필 이제와서 이지아가 '힐링캠프'에 출연했는지를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방송 내용도 서태지의 과거가 포함되면서 미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최근 '아빠'가 된 서태지다. 그가 들려줄 이야기가 많다. 애초 각 방송사 대표 예능이 지목됐던 터다. KBS2 '1박2일', MBC '무한도전', SBS '힐링캠프' 혹은 '런닝맨' 정도가 꼽혔다. 방송사 제작진 입장에서는 그가 출연한다면 자존심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이었다. 서태지와 MBC의 인연은 깊다. 서태지와아이들 데뷔 무대를 비롯해 그의 컴백 콘서트를 늘 독점으로 방송한 곳이 MBC였다. 한 번 맺은 인연은 오래 유지하는 서태지의 성격과 유재석 등 '무한도전' 특유의 신뢰는 잘 맞아떨어진다.
변수는 사실상 MBC가 그의 컴백 공연 실황 중계권을 따냈다는 것이었다. 형평성 차원에서 그가 다른 방송사에 시간을 안배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왔다. 피로도와 동선이 큰 '1박2일'은 확률이 높지 않았다. 결국 카드는 '그래도 유재석'이었고, KBS 프로그램 중 유재석이 MC를 맡고 있는 프로그램은 '해피투게더'였다. 이렇게 다소 생뚱맞은 서태지의 '해피투게더' 출연은 성사됐다.
비교적 노출이 적은 공간에서의 촬영과 진솔한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대표 프로그램은 '힐링캠프'다. SBS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란 돈독한 지원군을 등에 업고 있기도 했다. 그러나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이지아를 잡았던 '힐링캠프'는 '서태지'란 빅 게스트를 먼발치서 구경만 하게 생겼다.
물론 서태지의 행보를 두고 왈가왈부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다. 대중과 거리를 좁히기로 선택한 그라면 한낱 뒷담화조차 너그럽게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 터다.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 대스타의 피할 수 없는 굴레이기도 하다.
서태지가 SBS 행을 끝내 거부할지, 아니면 '힐링캠프'만을 외면할 뿐 전방위적인 프로모션을 펼지 지켜보는 일이 남았다. 서태지 측 관계자는 "특정 잣대를 갖고 프로그램 출연을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며 "정작 본인(서태지)은 그러한 사정에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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