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19금 영화 ‘레쓰링’ ‘설계’ ‘욕망의 독-중독’(이하 ‘중독’)이 다소 신선하고 파격적인 소재에도 관객들의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월11일 개봉한 ‘레쓰링’은 전국 33개 스크린 수로, 2111명의 누적 관객수(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를 기록하고 있다. 여자와의 관계를 통해 예술적 영감을 얻는 한 괴짜 교수가 첫눈에 자신의 난봉끼를 사로잡은 진짜 사랑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고, 여대생과 남교수의 은밀한 거래, 서로의 지위를 이용한 관계의 연속, 사회적 명성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자 등 관객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소재가 가득하다.
파격 소재와 기발함이라는 특이점에도 불구하고 잠시 동안의 판타지만을 자극할 뿐, 공감대까지 형성하지는 못한다. 이해가 될 듯말 듯 복잡 미묘한 장면의 등장은 생각할 계기를 주기보단, 너무도 쿨한 세 사람의 관계가 어처구니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 사진=포스터 |
아슬아슬한 인물의 관계와 소재는 신선했지만,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상황이다. ‘레쓰링’의 아쉬움도 잠시, 신은경의 4년 만에 스크린 복귀작 ‘설계’도 넘치는 아쉬움으로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4만2986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 중이며 현재까지 전국 257개의 스크린 수를 보유 중인 ‘설계’. 개봉 전 공개된 예고편, 제작보고회 현장에서는 나름대로 궁금증을 유발시키며 예비 관객을 자극한 바 있다. 아찔하고 위험한 그러면서도 자극적인 영화 속 분위기, 배경, 등장인물 관계, 포스는 훌륭했지만, 예고편이 전부인 셈이다.
포스터를 통해 마치 ‘청일점’ 탄생을 알리는 듯한 강지섭의 극중 모습은 기대 이하다. 많은 대사와 액션을 기대케 했지만, 열 마디 대사보다 눈빛으로 말하고 있다. 너무 무겁고 암울한 분위기만을 풍기고 있어 임팩트가 부족하다.
팜므파탈을 예고하는 오인혜 역시 포스터와 예고편에서만 빛날 뿐, 정작 영화에선 꿀 먹은 벙어리다.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듯 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설프다. 특히 본인은 연기로 인정받고 싶다고 전했지만, 필요 이상으로 긴 베드신이자 때 아닌 베드신 등장으로 잊힐 뻔한, 잊을 만도 한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이미지’를 다시금 떠오르게 한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 신은경 위주로 모든 게 흘러가는 듯해 출연 배우들의 조화가 어색하다. 물론 그녀가 ‘설계’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맞지만, 너무 혼자서만 산전수전을 다 경험하기에 다른 배우들은 마네킹처럼 느껴져 매우 아쉽다. 거기에 자꾸만 시간을 거슬러 가는 정리안 된 상황의 연속은 몰입과 이해도를 방해한다.
↑ 사진=스틸 |
광적인 사랑에서 비롯된 관음증, 살인 등이 다른 작품과 달리 19금 속 공포를 주기도 하지만,
또 극중 주인공 홍경인의 노출연기가 담긴 첫 작품이라 변신이 예고됐지만, 변신이 빛도 못 본채 금방 사라진 듯하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