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성은 기자] 신흥 드라마 왕국의 가능성을 보이던 tvN의 기세가 주춤하고 있다. 최근 두 편의 드라마가 조기종영을 확정지으며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먼저 조기종영 소식을 알린 것은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되던 ‘황금거탑’이었다. 당초 20부작으로 방송이 예정되었던 ‘황금거탑’은 절반으로 축소됐다. 마지막 방송 당일에서야 조기 종영 사실을 알린 ‘황금거탑’은 본편 10부와 스페셜 방송 1부를 더해 총 11부작으로 끝맺게 됐다.
‘황금거탑’의 조기종영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드라마의 이별 소식이 전해졌다.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시청자를 찾던 ‘잉여공주’가 당초 계획이었던 14부에서 4부 줄어든 10부작으로 종영하게 된 것.
↑ 사진제공=tvN |
그러나 드라마에서 보통 조기종영은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성적이 좋거나 대중의 반응이 좋은 드라마들은 조기 종영이 아닌 연장을 택한다. 조기종영 소식이 알려질 경우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부진한 성적으로 인한 아쉬운 마무리’라는 뜻이다.
물론 콘텐츠를 제작하고 방송하는 입장에서는 ‘부진에 의한 씁쓸한 마무리’라는 타이틀을 원치 않기에 완성도를 말한다. 긴 방송 동안 지루한 이야기를 다루느니 회차를 줄여 보다 알찬 구성을 보이겠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그러나 20부작과 14부작 속에서 지루한 이야기를 이끌어낼 것이었다면 애초에 편성 회차를 줄이고 시작하는 일이 맞는 것이었다. 결국 ‘완성도를 위한 조기종영’은 허울 좋은 핑계에 불과하다.
그리고 ‘잉여공주’와 ‘황금거탑’의 성적에서 이 이유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지난 7월23일 첫방송을 시작한 ‘황금거탑’은 10회차 동안 단 두 차례를 제외하고서는 1% 시청률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전작 ‘푸른거탑’에 비하자면 팬들의 반응 역시 미미했다.
‘잉여공주’의 상태는 더욱 심각했다. 최고 시청률이 0.98%로 1%가 채 되지 못했다. 물론 평일 오후 11시라는 편성 시간이 무리로 느껴질 수도 있다. 지상파의 주요 예능 프로그램들과 겹치는 시간대이기 때문. 그러나 타 채널의 ‘비정상회담’ ‘마녀사냥’ 등이 지상파에 지지 않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을 보자면 이는 명백한 콘텐츠 자체의 문제인 셈이다.
‘잉여공주’와 ‘황금거탑’이 분명 재미없는 콘텐츠는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공감의 키워드를 잡는 데 실패했다. ‘잉여공주’는 청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과 인어공주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는 매력적인 설정을 안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드라마의 스토리는 현실과 비현실, 그 어느 것도 잡아내지 못했고 아쉬움을 남겼다.
농촌 드라마인 ‘황금거탑’은 ‘푸른거탑’이 지닌 개그코드보다 드라마적인 측면에 집중하며 고정 팬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드라마와 콩트, 그 중간 지점에서 애매한 콘텐츠가 된 것이다.
tvN은 한 때 ‘응답하라 시리즈’ ‘막돼먹은 영애씨’
한편 조기종영이 확정된 ‘잉여공주’는 오는 10월9일 오후 11시 마지막회가 방송된다.
안성은 기자 900918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