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사망한 배우 故 장자연이 소속사 대표로부터 술자리 접대를 강요받았음을 인정할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0부(김인욱 부장판사)는 12일 장씨의 유족이 소속사 대표였던 김모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유족에게 24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요구나 지시로 장씨가 저녁 식사나 술자리 모임에 자주 참석해 노래와 춤을 추었고 태국 등지에서의 골프 모임에도 참석했다"며 "형사사건에서 술 접대 강요나 협박이 증거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술자리 참석 등이 장씨의 자유로운 의사로만 이뤄진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씨는 다수의 연예계 인사들이 참석한 모임에서 장씨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했다. 여배우인 장씨로서는 모임 도중 귀가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심한 굴욕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씨가 사용자로서 장씨를 보호할 위치에 있었음에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장씨를 함부로 대했다"고 김씨의 부당한 대우와 장씨의 자살 사이에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증거부족으로 접대 강요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폭행 사실만 인정, 배상액을 700만원으로 정했다.
한편 장자연은 2009년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어 관심을 모았다. 이후 '장자연 문건'이 폭로돼 세상을 떠들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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