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공감을 받으며 호평을 받고 있는 tvN 금토드라마 ‘미생’ 속 직장의 모습은 어디까지 진짜일까.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직장 생활을 주제로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무역 회사의 에피소드를 다룬다. 특히 신입사원 장그래의 처지를 깊이 공감하며 브라운관을 잡고 눈물을 흘리는 실제 사회 초년생들이 있을 터. 이에 종합 상사와 무역 영업 파트에 근무하는 신입사원들을 모아 드라마의 실제성에 대해 대담을 나눠봤다.
<참석자>
- M군(27) : 중견 케미컬 제품 무역회사 영업팀. 간신히 1년을 채우고 위태위태한 2년차에 돌입
- J양(26) : 의류 종합 상사 영업지원팀. 2년차가 된 직장인이지만 고단한 회사 일에 매일 일탈을 꿈꾸고 있음
- S양(27) : S그룹 해외영업 파트. 3년만 찍으면 그만두겠다고 말했으나 지난 달로 근속 3년 달성. 영어, 스페인어를 동시 구사하는 현실 속 ‘안영이’
- H양(24) : 무역회사 해외영업팀. 아직 6개월 차의 병아리 신입.
[MBN스타 유지혜 기자] 무역 회사에 재직 중인 영업팀 4인방. 성별도, 성격도, 생김새도 다르지만 무역회사 영업팀이라는 공통점 아래 5분 만에 친해져 시끌벅적해졌다.
이들은 드라마 ‘미생’의 원작 웹툰을 두고 “선배들로부터 내려져 오는 ‘비기’같은 책”이라고 표현할 만큼 원작과 드라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4인방은 “분명 지금 시청률이 좋은 건 그만큼 직장인들이 공감해준다는 얘기”라고 입을 모았다. 그렇다면 이들이 꼽은 가장 실감나는 장면과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장면은 무엇일까. 이에 4인방의 대화를 엿들었다.
↑ 사진 제공=공식 홈페이지 |
S양(이하 S): “나는 ‘미생’을 전부 챙겨보는 편이야. 공감 가는 장면이 많았지만, 그 중에 장그래와 한석율(변요한 분)가 짝이 돼 PT면접 보는 장면을 보는데 나도 모르게 ‘와, 이거 난데?’라는 말이 나오더라.”
J양(이하 J): “너도? 나는 실제로 PT면접을 하진 않았는데 2차 면접 전형이 토론 면접이었거든. 나도 그 장면 보면서 면접 때가 엄청 생각나던데. 아슬아슬하고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가 정말 면접장이랑 똑같았어.”
↑ 사진=미생 방송 캡처 |
M군(이하 M): “나도 ‘다 대 다’(多 對 多) 면접에 한 조가 된 면접자가 대답 못했을 때가 떠오르더라고. 그 친구를 보면서 ‘경쟁자 한 명은 떨어졌구나’하고 생각하는 내가 굉장히 못되게 보였지만, 절박했으니 어쩔 수 없었지. 물론, 한석율은 나중에 각성하고 PT계의 다크호스가 되지만, 잠시 꿀먹은 벙어리가 된 한석율에 나는 자연스럽게 그를 바라보는 다른 면접자들의 얼굴을 보게 되더라. 안타까움과 다행스러움이 뒤섞인 표정 말이야. 내가 아마 그 표정을 지었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봤어.”
H양(이하 H): “전 면접자 앞에 죽 늘어앉아 ‘어디 할 테면 해봐라’고 바라보는 면접관들이 진짜 실감났어요. 제가 한 마디 하면 ‘그게 왜 그런 거죠?’ ‘저는 그렇게 생각이 안 드는데요?’라면서 다섯 질문이 들어와요. 근데 정말 드라마에서도 그 날선 분위기며 압박하는 것이며. 아마 면접을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무역회사가 아니더라도 전부 공감할 듯 해요.”
◇WORST 싱크로율 장면: 강소라 ‘엉뽕’ 시연…“신입이 감히?”
M군: “가장 실감이 안 났던 부분? 당연히 안영이(강소라 분)가 뽕브라와 ‘엉뽕’을 직접 입고 외국인 바이어 앞에서 시연하는 장면이지. 그렇게 하면 100% 성희롱 고소 감이야. 아무리 그 바이어가 동성이어도 말이야. 요즘은 얼마나 성희롱 고소 법안이 잘 돼 있는데. 특히 무역회사는 외국계열이 많아서 더욱 이런 법안에 철저해.”
S: “나도 ‘그 장면은 좀 아닌데?’ 싶더라. 아무리 안영이가 1등 인턴이라지만.(웃음) 인턴에게 그런 기회가 올 수나 있겠어? 그런 계약 수주 회의에서 신입사원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복사와 자료 만드는 것뿐이랄까. 그냥 드라마적 요소니까 웃고 넘겼어.”
↑ 사진= 미생 방송 캡처 |
이외에도 ‘영업팀 신입 4인방’은 장그래의 엄마가 고민 끝에 양복을 사주는 장면(H: 실제로 신입사원들은 정장이 없죠.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