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와 여성가족부가 공동주최한 ‘오 마이 베이비 토크콘서트’(이하 ‘오마베 콘서트’)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예능적 요소와 육아 정보, 거기에 입담꾼들의 토크쇼까지 적절히 녹여내며 실제 아이를 둔 부모의 귀를 쫑긋하게 했다. SBS ‘오 마이 베이비’(이하 ‘오마베’) 출연자 김소현과 리키김의 진심어린 경험담도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웅제약 별관 베어홀에서 진행된 ‘오마베 콘서트’에는 김소현, 리키김을 비롯해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 대변인,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진미정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 정우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엄마표놀이’ 저자 김주연 씨 등이 참석해 자신의 육아법과 고민, 일과 가정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을 풀어놨다.
이날 토크쇼는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마베’를 바탕에 두고 기획된 토크쇼인 만큼 예능적 요소도 강했다. ‘오마베’ 대표 출연자인 리키김과 김소현이 직접 나와 자신의 육아 고충을 솔직하게 털어놨고 고민에 대한 상담도 구했다. 스타가 아닌 아이들의 부모로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체력적 어려움도 호소했다.
↑ 사진 제공=SBS |
김소현은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는 것에 부담감이 있어 시부모 혹은 친정부모가 돌봐주는데, 가끔 양측 모두 시간이 안 맞을 때가 있다. 예전엔 중요한 오케스트라 리허설에 아들을 봐줄 사람이 없어 내가 직접 업고 나가 노래를 부른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워킹맘으로서 아이에게 미안해하고, 아이를 봐주는 부모에게 미안해하고, 아이 때문에 피해를 보는 직장 동료 혹은 회사에 미안해하는 엄마들의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이에 대해 나승연 전 대변인은 “워킹맘들은 미안해할 곳이 정말 많다”고 우회적으로 지적해 수많은 워킹맘들의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리키 김도 좋은 아빠로서 비치는 자신에 대해 부담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난 박수받을 만한 아빠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대부분 아이들과 나처럼 놀아준다”며 “그래도 다행인 건 예전이었으면 이런 육아 토크쇼에 남자들이 안 왔을텐데 지금 이 자리에는 몇몇의 아빠가 와 있다. 정말 용감한 것”이라고 한국 사회에서 육아에 무심한 아빠들의 습성을 지적했다. 이어 “앞으론 이런 행사의 객석 절반이 남자들로 채워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 사진 제공=SBS |
스타들의 고민에 이어 객석에서도 육아로 느끼는 괴로움과 갈등에 대해 여러 얘기가 터져나왔다. 육아 우울증을 겪는 주부부터 남편에게 지나친 간섭을 받는 주부, 출산 후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한 예비 신부 등 다양한 고민들이 쏟아졌다. 패널들은 저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고, 정우열 전문의는 “잘 먹고 잘 쉬어야 우울증이 풀린다” “육아에 있어서 남녀 구실에 대한 편견을 바꿔야 한다” 등 여러 조언을 내놨고, 정덕현 평론가는 “대중문화가 이런 의식을 바꾸는 것에 앞장서야 한다”며 문화 운동에 대한 중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알찬 정보도 등장했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특별게스트로 초청돼 일과 육아에서 스트레스받는 부모를 위해 아이 돌봄 선생 맞춤 매칭 서비스를 소개했다. 그는 “아이 돌봄 서비스가 각 가정의 경제 사정에 맞게 설계돼 있다. 선생 고용 비용은 경제 등급에 따라 나눠지며 집에서 가까운 지역의 선생을 배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며 부모들의 사용을 적극 권장했다. 김 장관의 말에 관객들은 눈을 반짝였고, 김소현도 “지금 당장이라도 신청하고 싶다”며 활짝 웃
‘오마베 콘서트’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발한 기획이었지만 실제 관객들의 현실을 진단하고 전문적인 조언을 제시하며 관객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단순한 방송 프로그램이 아닌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로 재탄생하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생산한 좋은 사례였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