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독일영화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가지기 십상이다. 흔히 독일 영화에는 상징성, 난해성, 철학성이 짙게 띠고 있기 때문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영화 ‘괴테스쿨의 사고뭉치들’은 이러한 편견을 통쾌하게 날려준다.
‘괴테스쿨의 사고뭉치들’은 교도소에서 막 출소한 제키(엘리아스 므바렉 분)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음흉한 계획으로 괴짜 학교에 교사로 위장 잠입을 하고, 허당 매력의 여교사 리지(카롤리네 헤어퍼스 분)와 사고뭉치 학생들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제목에서부터 풍겨오는 짙은 코믹의 냄새는 실제 러닝타임 119분이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관객들의 배꼽을 괴롭힌다. 교도소에 가기 전 훔친 돈다발을 묻어 둔 곳에 학교의 건물이 들어선 황당한 상황을 맞은 제키의 모습부터 그가 학교에 위장 잠입을 하는 과정까지 모두 웃음 포인트다.
그러나 진짜 웃음은 위장 교사로 잠입하고 난 후부터 제대로 시작된다. 사고뭉치 아이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장난은 물론이고, 그 장난에 놀아나는 교사들의 모습이 압권이다. 특히 제키와 리지는 이러한 과정에서 망가짐도 불사하는 열연을 펼쳤다.
출신이 보통 교사와 다른 제키는 학생들을 꼼짝 없이 제압하는 카리스마로 괴짜 교사의 등장을 알린다. 하지만 통제 불능인 ‘10b’반 학생들의 담임이 된 그는 다른 교사들과 다를 바 없이 학생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장난에 당황하다 반격을 시도하면서 벌어지는 대결 역시 신선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유쾌한 스토리에도 감동은 있었다. 초반 오로지 돈을 찾기 위해 낮에는 교사로, 밤에는 땅굴을 파는 모습을 보였던 제키가 학생들과의 생활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제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생생한 가르침을 전하고, 학생들은 그의 방식에 빠져든다. 이와 더불어 학교의 분위기 역시 변화한다.
그의 성장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여선생 리지는 교사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사고뭉치 학생들에게 계속해서 사랑으로 다가간다. 리지는 제키와 사사건건 부딪치지만 이후 학생들이 제키로 인해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알콩달콩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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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