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범수가 ‘슈퍼스타K 시즌6’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것이 음악인으로서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함께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윤종신에 대한 존경을 표하면서 다재다능한 가수가 되고 싶다고도 했다.
김범수는 21일 공개하는 정규 8집 앨범 ‘힘(HIM)’ 발매를 기념해 19일 서울 압구정 엠아카데미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날 Mnet ‘슈퍼스타K 시즌6(이하 슈스케)’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인 것에 대해 “오디션 무대에 서기까지 고심했던 참가자들에게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줘 프로가수가 되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면 정말 보람이 될 것이란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슈퍼스타K 시즌4’ 때부터 심사위원으로 참여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는 2년간 제작진의 요청을 거절했다. 김범수는 “음악을 심사한다는 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었다”며 “‘나는 가수다’에 경연자로서 무대에 서기도 했지만 청중평가단이나 전문위원단에게 평가받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럼에도 생각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대학가요제, 강변가요제, 유재하가요제 등 가수 등용문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요즘엔 독한 시스템으로 바뀐 것일 뿐”이라며 “순위나 상금 등은 게임의 룰일 뿐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참가자들을 위해 도움이 돼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는 것이다. 끝까지 이 마음을 잃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범수는 ‘슈스케’ 지역 예선에서 임도혁의 노래를 들은 후 “괴물 보컬”이라고 칭찬했다. 톱10 선정 후 임도혁이 한계에 부딪치자 개인 면담을 통해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 결과 임도혁은 톱3까지 진출했다.
김범수는 “오디션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며 “임도혁의 경우 나의 조언을 듣고 마음가짐부터 바뀌더니 무대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부분에서 보람을 느꼈다”고 뿌듯해했다.
이어 “임도혁은 나와 같은 과의 보컬이다. 재능과 실력이 출중한데 핸디캡이 있다. 윤종신은 ‘퍼진 김범수’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핸디캡’이란 다름 아닌 ‘외모’를 뜻한다. 김범수는 결승진출 결정전에서 아쉽게 탈락한 임도혁을 향해 “진정한 비주얼 가수로 임명한다”고 농담 삼아 위로를 건넨 바 있다.
뜨거운 경쟁을 펼치는 오디션 도전자들을 보며 깨달은 점도 있다. 초심이다.
김범수는 “경연 참가자들은 열악한 상황에서 1주일에 한 곡씩 소화해야 한다. 척박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잃은 모습이 바로 저것이라고 깨달았다”며 “얻는 게 많아질수록 간절하고 치열한 감정을 잃었던 것 같다. 그걸 다시 찾아야겠다는 의지가 다시 생긴 것도 ‘슈스케’ 덕분”이라고 고마워했다.
그는 또 “기회가 된다면 임도혁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만나서 조력자가 돼주고 싶다. 임도혁은 좋은 원석이다. 나 같은 가수(외모가 부족한)가 실력 하나로만 인정받기는 쉽지 않은 사회지만 임도혁이 빛나게끔 도와주고 싶다”고 애틋한 속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날개를 달아준다면 매우 큰 날개여야 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김범수는 윤종신에 대해 “나는 아직 제작자나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이 크지 않다”며 “윤종신은 정말 대단하다. 모든 분야를 석권하고 있지 않나. 예능에서 마구 무너져도 월간 윤종신을 들으면서 감상에 빠지게끔 만드는 뮤지션이다”고 칭찬했다.
이어 “윤종신의 모습이 내 인생의 롤모델이다. 과연 내가 가야할 방향은 어디일까? 생각해보면 윤종신 형이 먼저 떠오른다”며 “웃기다가도 대단해보인다. 그런 모습들이 부럽다. 절대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대중들로부터 ‘김범수는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나의 숙제”라고 덧붙였다.
김범수는 최근 케이블채널 코미디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김범수 자체가 하나의 대중적인 콘텐츠였다. 대중들의 시선에 의해 만들어지는 존재이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인간 김범수를 다 보여주지 못했다. MBC ‘나는 가수다’를 통해 콘텐츠로서의 김범수가 아니라 인간 김범수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대중들이 호감을 갖고 봐줬다. 이런 부분은 나의 갈증이기도 했다. 나 자신을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굳이 나를 감추고 싶지 않다”며 “이번 앨범에서도 다양한 모습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의 활동에도 과감하게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데뷔 때와 비교해서 변하지 않은 건 키 뿐이다”며 가볍게 웃으면서도 “사실 김범수는 노래 외에는 보란 듯이 내놓을 게 없다. ‘슈스케 심사위원’ 경험을 통해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노래하는 가수가 되겠다”고 사뭇 진지하게 말했다.
한편 김범수의 정규 8집 앨범 ‘힘(HIM)’은 타이틀 곡 ‘집 밥’을 비롯해 ‘BSK Street’ ‘SO SO’ ‘상남자’ ‘띠동갑’ ‘Lonely’ ‘DAYDRE
올해 데뷔 15주년인 김범수는 2011년 발표한 7집 이후 3년여 만에 돌아왔다. 이번 앨범을 통해 힘든 일을 겪은 이들에게 ‘힘(HIM)’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새롭게 변신할 ‘그(HIM)’를 보여주겠다는 마음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