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6년 동안 계속 돼 온 tvN ‘막돼먹은 영애씨’는 사실 16회의 짧은 시트콤이었다.
우리나라의 최초 ‘시즌제’ 드라마로 알려진 ‘막돼먹은 영애씨’(이하 ‘막영애’)는 사진 시즌제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단발성 프로그램이었다. 이처럼 우리나라 대부분의 시즌제 드라마들은 이처럼 단발성 프로그램에서 발전한 경우가 대다수다. 이에 단발성에서 시즌제로, 그리고 시즌 13까지 이어진 ‘막영애’의 장수 비결을 짚어봤다.
‘막영애’ 시리즈는 다큐멘터리 시트콤이라는 장르를 내세워 6mm카메라를 이용한 관찰 카메라 촬영 기법과 내레이션을 도입한 형태의 드라마로 제작됐다. ‘막돼먹은 영애씨-시즌1’은 2007년 4월20일부터 8월4일까지 방영됐고, ‘막돼먹은 영애씨-시즌13’은 올해 3월27일 방송을 시작해서 7월10일까지 총 16부작을 방영했다.
시청자들은 짠돌이에 중상모략을 일삼는 영업사원 정지순(정지순 분)이나 심각한 감정 기복 때문에 주변에 피해를 주는 라미란(라미란 분) 등의 직장 동료들과 부대끼며 어떻게든 생존해가는 이영애의 고군분투에 깊은 공감을 드러냈고, 이를 기반으로 얻은 팬층 덕분에 ‘막돼먹은 영애씨’의 시즌제 드라마는 13까지 이어지게 됐다.
‘막영애’의 초반 시즌부터 조연출로 활동하다 시즌8부터 연출에 합류한 한상재 PD는 이에 “‘막영애’의 시작은 단발성이었지만, 소재의 독특함과 인기로 시즌제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막영애’는 아무래도 전무했던 시즌제의 포문을 연 작품이니 만큼 제작진들도 제작하는 내내 소재, 스토리 흐름 등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 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한 PD는 ‘막영애’의 장수비결로 “배우들의 스케줄 조율”을 꼽았다. 그는 “다행히 ‘막영애’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다들 한 시즌 출연이 아닌 오랫동안 함께 해온 사람들이라 돈독하다. 때문에 주인공 역을 맡은 김현숙의 스케줄을 우선 배려하면서 서로 스케줄을 조율해 순조롭게 촬영이 가능했다”고 배우들에 고마움을 전했다.
시즌제를 만들어오며 가장 힘든 점으로는 “소재의 고갈”을 들었다. 시즌이 13번이나 반복되다 보니 새롭다고 생각했던 소재가 이미 사용됐던 일도 벌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한 PD는 “소재 반복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대여섯 명의 작가진이 모니터링을 몇 번이고 다시 진행한다. 그렇게 해도 비슷한 소재가 발견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재를 짜내야 하는 작가진들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막영애’에서 이영애가 이직을 하는 것과 같은 신변 변화는 새로운 소재를 창출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로 작용하기도 한단다.
지난 여름 종료한 13에 이어 내년 초 새로운 이야기로 등장할 ‘막영애’는 한기웅(한기웅 분)과 이승준(이승준 분)의 프로포즈를 동시에 받은 이영애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을 예정이다. 한 PD는 “이영애가 사랑을 찾는 과정에서 직장 문제뿐만 아니라 결혼에 관련된 현실적인 고민들이 더욱 깊게 그려진다”며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시청자들에 당부를 전했다.
드라마 ‘신의 퀴즈’, OCN ‘뱀파이어 검사’ 등 여러 시즌제 드라마의 출발선이 된 ‘막영애’가 과연 시즌제 드라마의 강자로 명맥을 이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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