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영화 ‘빅매치’는 112분의 러닝타임 동안 시종일관 치고받고, 뛰어다니면서 스피드를 선보인다. 도심 전체를 무대로 천재 악당 에이스(신하균 분)로부터 형을 구하기 위한 익호(이정재 분)의 무한질주를 그린 오락 액션 ‘빅매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을 고르자면 역시 ‘쉴 새 없는 액션’을 꼽겠다.
유치장에서 벌어지는 ‘불가능한 탈출’을 시작으로 맨몸으로 60명 전투경찰 부대의 방어를 뚫는 ‘인간 장벽 미션’, 도박장에 잠입해 잡혀 있는 형을 찾아야 하는 ‘거대 도박장 잠입’, 제한된 시간 내에 형에게 장착된 폭발물을 제거하는 ‘상암경기장 룰렛게임’, 세계 최고의 파이터와 목숨을 건 매치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파이널 빅매치’까지 총 5개의 미션을 진행하는 이정재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 사진제공=호호호비치 |
보통 메인 감독과 B캠으로 나뉘어져 있는 영화들과 달리 ‘빅매치’는 신인 촬영감독인 김성철, 최민호 감독 2명을 메인으로 투입시켰다. 액션의 난이도가 상당한 만큼 기성 촬영감독도 부담을 가졌던 이 작품에 신인 감독이 투입된 데에는 최호 감독의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전 이게 상업영화 입봉작이에요. 데뷔하기가 사실 쉽지 않은데 운이 좋은 케이스였죠. 최호 감독은 이 영화를 젊게 표현하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10대와 20대의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의지였죠. 그래서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카메라맨을 고르셨던 거고요.”(최민호 감독)
Q: 보통 ‘촬영감독’이라고 하면 현장에서 촬영 팀을 통솔하는 역할쯤으로 생각하는데, 실제 어떤 일들을 하나요.
최 감독: 본래 목표는 카메라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거죠. 하지만 정확히는 비주얼을 정해나가는 시점부터 함께 해요. 시나리오를 시각화 시키는 것에 대해 제일 관여를 많이 하는 포지션이죠. 미술감독, 조명감독과 같이 시각화 작업에 참여합니다. 이후 촬영에 들어가면 논의됐던 것들은 계획적으로 찍어내는 역할을 하고요.
Q: ‘빅매치’에서 가장 공을 들였던 건 뭔가요
최 감독: 비주얼 수준을 올려보자는 것이 기획 단계의 목표였어요. 카메라만을 보는 게 아니고 전반적인 디자인에 참여했어요. 서로 합의점을 찾느라 기획 단계에서 시간을 많이 들였어요. 비주얼 감독도 따로 계셔서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긴박하게 움직이려고 노력했는데 안정성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수정되는 부분이 있었죠. 그래도 결과적으로 각각 포지션에서 잘 해주셔서 만족할 만한 작업이었어요.
↑ 사진제공=호호호비치 |
Q: 이번 영화가 꽤 만족스러워 보이네요.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김 감독: 어느 정도 결과물이 나올 거라는 솔루션을 가지고 촬영을 하잖아요. 그 이상이 나온 신들도 있고, 후반 작업에 있어서는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신들도 많이 있었어요. 빠듯한 일정 속에서 만족도보다는 리스크를 안고 간 건 사실이에요. 아직은 신인 감독이기 때문에 ‘큰 실수는 하지 않았구나’ 정도였어요. 계획한 것에 대한 결과물이 나왔다는 파트장으로서의 만족도는 말 할 것도 없고요.
Q: 배우들 못지않게 체력 관리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김 감독: 배우가 뛰면 우리도 뛰어요. 당연히 체력 관리가 필요하죠. 아무리 카메라가 가벼워졌다고 해도 10kg 이상은 돼요. 기본적인 트레이닝을 하는데도 체력이 벅찼던 건 사실이에요.
Q: 촬영 팀이 체력관리처럼, 대중들이 스크린으로만 봐서는 모를 만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요?
김 감독: 제가 20살에 시작해서 14년 정도 이 일을 했어요. 그런데 유독 이번 작품이 촬영 난이도가 높아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나중에 수많은 작품을 해도 ‘빅매치’는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어떤 영화든 마찬가지겠지만 이런 위험요소들을 컨트롤하는 게 촬영 감독의 일이니까요.
최 감독: 비하인드라기 보다 최호 감독님께서 여러 장르를 많이 하셨음에도 제일 많이 생각하신 게 배우 연기나 표정을 유독 신경 쓰셨어요. 관객들이 ‘빅매치’를 보면 커트의 호흡도 빠르고, 워크도 많아서 배우들의 표정 연기를 많이 놓칠 것 같은데 연기에 집주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심지어 액션과 촬영이 기가 막히게 나왔는데도 배우의 짧은 표정 연기 하나가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촬영할 정도였어요.
Q: 작업을 하는 감독이 매번 바뀜에 따라 오는 어려움도 따를 것 같은데.
최 감독: 사실 감독과의 호흡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시나리오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어떻게 시각화했을 때 온전히 그 재미를 옮길 수 있느냐가 관건인 거죠. 감독 역시도 시나리오를 두고 최초로 고민하실 거고, 그에 많이 따를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다음 감독이나 카메라맨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거죠.
Q: 카메라 감독의 매력은 뭘까요.
김 감독: 일반 사람들이 대부분 금전적인 문제와 생활의 안전을 생각하는데, 어느 정도의 성과는 자기도 모르게 오더라고요. 그래서 카메라 감독 일을 하면서 금전적인 문제는 그렇게 제약이 되지 않아요
최준용 기자, 박정선 기자, 여수정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