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강원도 정선의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벌어지는 한상차림을 다룬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가 도시에 돌아오면 어떤 모습이 그려질까.
투덜대면서도 할 거 다하는 이서진과 어리바리 옥태연이 만나 의외의 케미를 자랑하는 ‘삼시세끼’는 시끌벅적한 도시가 아닌 낯설고 한적한 시골로 내려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한 끼’ 때우기를 가장 어렵게 해 보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사건 없음’을 소재로 하는 독특한 예능 ‘삼시세끼’는 “특별한 이야기라든지 사건이 없음에도 보면 재밌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어떤 특정한 일이 일어나 이에 대한 출연자들의 반응을 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시골에 내려와 재래식 도구로 음식을 만드는 옥택연과 이서진, 그리고 이들이 대접하는 음식을 먹기 위해 시골집을 찾는 게스트들의 모습을 그릴 뿐이다.
↑ 사진=삼시세끼 캡처 |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방송분에서는 7.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방송되는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을 위협하기도 했다. ‘1박2일’ ‘꽃보다 할배’로 시작된 여행 시리즈 등 수많은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탄생시켰던 나영석 PD는 ‘삼시세끼’를 통해 또 한 번 인기작품을 탄생케 했다.
‘삼시세끼’는 이전 예능판과 전혀 다른 도전적인 예능프로그램이다. 농촌을 다룬다는 것이 쉬울 것 같지만 사실 가장 어려운 장르이기도 하다. 씨를 뿌리고 작물이 자란다는 것 자체가 빠른 시일 내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농촌에서 획기적인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삼시세끼’는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게스트를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게스트가 없이 계속 둘이서만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게 된다면 같은 그림이 반복될 수밖에 없고 결국 심심한 풍경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즉 새로운 자극과 변수가 필요한데 ‘삼시세끼’는 이를 ‘시골집을 찾는 손님’으로 선정한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삼시세끼’는 1회 최화정, 윤여정를 시작으로 다양한 게스트들을 충결시키며 시청자들과 만나왔다.
이서진과 옥택연의 우왕좌왕 농촌 적응기를 다루었던 ‘삼시세끼’지만 최근 그 모양새가 변화되고 있다. 처음 신선함으로 다가왔던 게스트들의 하루가 과거 어느 예능에서 한 번쯤 보았을 법한 모양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앞서 고아라가 게스트로 나온 장면에서는 고아라와 옥택연의 미묘한 러브라인이 그려지면서 눈길을 끌었었다. 추운 날씨임에도 옥택연은 고아라에게 잘 보이기 위해 민소매를 입고 돌아다녔으며, 그를 본 이서진은 “그러다 감기 든다”고 웃었다. 이후에도 두 남자들은 미녀 고아라에게 잘해주기 위해 노력했고, 이는 이전에 그려지던 ‘삼시세끼’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다음 게스트인 최지우와 손호준이 왔을 때도 이 미묘한 러브라인은 계속됐다. 이번에는 각자에게 호감을 보인 최지우와 손호준 이서진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마치 곧 삼각 러브라인이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이 가득했다. 이 같은 ‘삼시세끼’는 프로그램 본연 보다는 어느 순간부터 게스트에 의존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게스트가 프로그램의 재미를 좌우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면 ‘삼시세끼’는 굳이 농촌을 택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에 대해 정덕현 평론가는 “농촌이 포인트다. 사실 농촌이라기보다는 도시에서 떠나있는 것이 포인트고 약간의 고립된 지역이 포인트다. 하루정도 고립된 지역에서 살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다룬 것”이라며 “그래서 귀농프로젝트는 아니다. ‘농촌에서 하루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에서 시작된 것이다. 진화된 형태에 여행인 셈”이라고 평했다.
이어 “만약 주 무대를 도심으로 바꾼다면 전혀 재미가 없을 것이다. 이미 ‘룸메이트’라든지 ‘인간의 조건’이라든지 앞선 프로그램이 있는 만큼 다를 수밖에 없다”며 “‘빗물소리’ 하나가지고 예능을 할 수 있는 곳은 외진 곳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진종훈 교수는 ‘삼시세끼’에 대해 “조금 있으면 마무리 되는데 이제 앞으로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아이템이나 조금씩 변화를 줄 필요는 있을 것 같다”며 “봄·여름·가을 겨울 계말마다 다른 농촌인 만큼 이러한 부분을 생각하고 앞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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