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영화 속의 캐릭터들이 다양해짐에 따라 각 배역에 잘 맞아떨어지는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 영화의 흥행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한다. 때문에 제작자들은 시나리오가 완성되고 나면 그 역할에 제격인 배우들을 캐스팅하기 위해 총력을 다 한다.
통상적으로 캐스팅이 되는 과정은 이렇다. 영화 제작사에서 한 시나리오 완성되고, 감독이 결정되는 등 어느 정도 영화의 윤곽이 나오면서 캐스팅 작업이 시작된다. 영화 전체를 끌고 갈만한 메인 캐스팅의 경우는 제작 회의를 거쳐 1순위부터 5순위까지의 배우들을 선정하고, 가장 높은 순위에 있는 배우들부터 접촉하고, 차례로 5순위까지 내려오는 식이다.
↑ 사진=‘국제시장’ 포스터 |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국제시장’의 제작 PD를 맡고 있는 JK필름의 이상직 제작PD는 “5순위까지도 섭외가 되지 않아서 애를 먹을 적도 많았다”며 “다들 소위 잘나가는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어 하지 않냐. 하지만 1년에 평균 50편 이상의 영화가 만들어지는데 모든 영화가 다 잘나가는 배우를 섭외하기란 쉽지 않다”고 캐스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이 DP는 “보통 감독님과 제작사, 투자사가 캐스팅 관련 미팅을 한다. 한 사람이 어떤 배우를 제안했을 때 의견대립이 있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생긴다. 시나리오를 보는 각자의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이라면서 “누가 더 설득을 잘 시키느냐가 관건이다. 결국 설득력 있는 쪽이 제안한 배우로 캐스팅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제시장’의 경우는 달랐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아버지 덕수 역에는 황정민이 캐스팅 돼 열연을 펼쳤다. 앞서 윤제균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덕수 역에 황정민을 염두에 두고 작업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황정민 뿐만 아니라 오달수, 김윤진 등 성인 배역들에 있어서는 5순위까지 정해놓는다던 통상적인 순서가 전혀 적용되지 않았다. 이 PD 역시 “감독이나 작가가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 가상의 이름이 아닌, 염두에 둔 배우의 이름으로 쓸 때도 있다. 그만큼 그 역할에 잘 맞는 배우일 경우 이미지를 그려놓고 실명으로 작업을 하면 그 이미지가 더 뚜렷하게 나오기 때문”이라며 “그 이후 시나리오를 돌릴 때 가상의 이름으로 바꾸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PD에 따르면 성인 연기자가 아닌 아역 캐스팅에 더욱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 아역 캐스팅 오디션은 무려 석 달이 넘는 시간동안 진행됐다. 성인 연기자와 싱크로율이 제법 맞아 떨어지면서도 연기력까지 겸비한 이들을 구해야 했기 때문이다.
↑ 사진=‘국제시장’ 스틸컷 |
이 PD는 “어린 덕수의 경우는 고민이 많았다. 황정민의 어린 시절을 연기해 야해서 연기에 대한 중요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최종 오디션까지 가서야 지금의 어린 덕수가 캐스팅됐다”고 밝혔다. 또 오달수의 아역에 대해서는 “사실 오달수의 아역은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싱크로율이 무척 좋아서 만장일치로 금세 캐스팅 됐다”고 했다.
주요 캐스팅 외에 단역들을 구하는 것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시나리오와의 조화도 그렇지만 주요 배역들과의 밸런스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주연을 캐스팅하는 것보다도 더 애를 먹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이 PD는 “막순이 역을 하셨던 분은 미국까지 가서 직접 찾아낸 재미교포였고, 달구의 인연이 되는 베트남 여자도 베트남 에이전시를 통해 찾았다. 실제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감독님이 디테일의 고민을 많이 했다. 외국에 사는 사람들은 실제로 스킨톤부터 말투 등 미세한 차이가 있지 않느냐. 그런 디테일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단역에 대해서는 “싱크가 필요한 단역 같은 경우는 단 한 장면이라도 중요하다. 모든 배우들이 다 중요하지만, 사람이 항상 힘을 주면 부러질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