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대중에게 여배우란 그저 선망의 대상이자 함부로 접근할 수 없는 생소하고 낯선 것이다. 그동안 ‘톱스타’ ‘여배우들’처럼 스타들을 주인공으로 다룬 영화들이 있었지만 확 와 닿을 정도의 공감을 주진 못했다.
그러나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이하 ‘실스마리아’)는 다르다. 화려하기 만한 여배우가 아닌 지극히 인간적인 이들의 모습을 담아 관객들과 모든 걸 공유하려 한다. 여배우이기 이전에 여자로서 이들이 느낄 젊음과 아름다움 사이의 깊은 고뇌, 갈등은 여성 관객들의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재미를 안긴다.
‘실스마리아’는 20년 전 여주인공 시그리드를 맡아 스타덤에 올랐던 작품의 리메이크에서 주인공이 아닌 여주인공에게 빠져드는 상사 헬레나 역을 맡게 된 톱 배우 마리아가 여배우로서의 삶과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과거에 비해 달라진 인기에 대한 여배우의 삶이 주요 소재이기에 간단 줄거리만 듣는다면 거리감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엄청난 착각이다. 여자들 미의 기준이 되곤 하는 ‘여배우’가 주인공이기에 여성 관객들은 격하게 몰입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젊음은 물론 아름다움을 잃는 과정의 왠지 모를 허전함과 어리고 예쁜 여자를 향한 경쟁심 또는 질투, 과거를 통해 다시금 되짚어보는 현재와 미래 등이 적절하게 녹아나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 사진=포스터 |
‘트와일라잇’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렛미인’ 클로이 모레츠도 함께 출연해 신, 구 여배우의 조합에 정점을 찍는다. 성공적인 리메이크를 위해 사전 준비하는 줄리엣 비노쉬와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 장면은 너무 리얼해 소름이 돋는다. 웃다가 울거나, 분노하는 등 극과 극 감정을 자연스럽게 오가는 줄리엣 비노쉬의 모습은 극찬할 수밖에 없다.
화려할 줄로만 알았던 여배우도 사실은 예뻐 보이고 싶은 여자이자 자아정체성을 고민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어려운 소재이기 보다는 신선한 소재다.
그러나 열정과 꿈, 자아정체성을 제외한다면 너무도 여배우, 여성의 시선에서만 그려지는 듯해 남성 관객들에겐 조금 아쉽다. 오는 18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