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가 스타작가 패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그동안 드라마왕국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작품마다 시청률 전쟁에서 쓰라린 결과를 얻었던 만큼 회생의 기회가 필요했던 시점이다. 박혜련, 박경수 등 히트메이커들을 앞세운 SBS는 2014 시청률 악몽을 씻어낼 수 있을까.
SBS의 회생 프로젝트는 수목드라마 ‘피노키오’부터 시작됐다. ‘피노키오’는 지난해 22%대의 높은 시청률로 큰 사랑을 받았던 히트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 박혜련 작가가 1년 만에 ‘너목들’ 흥행 주역인 조수원 PD, 이종석과 함께 다시 한번 손잡은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크게 기대를 모았다.
뚜껑을 열었을 때에도 평가는 기대와 다르지 않았다. 황색 보도로 가정이 깨진 최달포(이종석 분)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기자로서 성장하는 과정과 최달포·최인하(박신혜 분)의 로맨스, 달포의 형 기재명(윤균상 분)의 복수를 큰 줄기로 기자 세계의 치열한 전쟁을 잘 그려내고 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다양한 소재들로 휴먼드라마, 로맨스, 스릴러 등 여러 장르의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탄탄한 전개와 맛깔나는 대사, 현실성을 기반으로 한 디테일까지 모두 잡아내며 지상파 3사 수목드라마 가운데 1위라는 쾌거를 이뤘다.
이종석, 박신혜, 김영광, 이유비 등 청춘스타의 팬덤도 인기에 한몫했지만 무엇보다도 작가의 필력이 견인차 구실을 했다. 흡인력 있는 내러티브와 살아있는 캐릭터 묘사, 여기에 “팩트보다 임팩트다” “진실은 튀어나오는 법” “사람들은 피노키오 증후군과 기자들이 진실만 말한다고 믿는다” 등 주옥 같은 명대사들이 더해지며 한순간도 눈돌릴 틈 없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 사진 제공=SBS |
SBS가 ‘피노키오’로 숨통이 트였다면 오는 15일 첫 방송되는 새 월화드라마 ‘펀치’로는 경쟁사에 강력한 한방을 날릴 기세다. 그동안 ‘추적자’ ‘황금의 제국’ 등 묵직한 필력으로 여성 팬뿐만 아니라 남성 시청자까지도 아우르며 매니아층을 형성했던 박경수 작가가 1년 반 만에 신작을 들고 나온 것. 대검찰청 속 갈등과 비리, 음모와 암투, 그리고 따뜻한 인간애를 버무릴 이 작품은 조재현, 박혁권, 최명길 등 연기파 명품 배우들과 김래원, 김아중, 서지혜, 온주완 등 젊은 배우들이 섞여 앙상블을 이룰 예정이다.
속단하긴 이르지만 ‘펀치’는 11일 오후 제작발표회에서 상영된 하이라이트만으로도 작품이 가진 매력을 발산했다. ‘권력의 개’ 박정환 검사가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 모든 비리에 맞선다는 내용을 단편적으로 담았지만 컷마다 풍기는 박경수 작가 특유의 스릴감은 그대로 전해졌다. 특히 공안 검사 출신 이태준이 검찰총장에 오르기 위해 박정환과 모의하는 과정이나 검사들의 팽팽한 신경전에서 역대 흥행한 남자드라마들의 장점이 엿보여 보는 이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이외에도 SBS는 올 상반기 ‘클래식 신드롬’을 일으켰던 종합편성채널 JTBC ‘밀회’의 정성주 작가, 안판석 PD의 신작 ‘수제 전쟁’을 편성 확정하고 제작에 돌입했다. 종편 드라마의 한계를 넘어 지상파 드라마들을 위협했던 스타 콤비인 만큼 이번 패 역시 SBS 드라마국의 역전극에 도움이 될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