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명준 기자] 확실히 ‘음악’을 중심에 놓고 ‘흥망’을 논하던 2000년대 초반 이전의 가요계가 아니다. ‘음악’보다는 ‘상업’이 중심에 놓여 ‘가수’(歌手)가 아닌 수익을 논하는 ‘가수’(加數)만 만들어지는 시기고, ‘얼마나 수익이 들어왔냐’만을 보고 ‘흥망’을 논하게 됐다. 상업적 마인드를 가지고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가요’계에 ‘가요’가 중심에서 밀려나가고 있다는 상황이 반가울 리 없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이라는 점 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어떤 좋은 가수를 발굴해야 하느냐” “어떤 좋은 노래를 만들어야 하는가”보다는 “어떻게 가수를 뜨게 만들 수 있느냐”와 “뜨는 트렌드의 노래를 누구에게 받아야 하는가”의 고민이 더 커진다.
↑ 사진=MBN스타 DB |
1년에서 수십 명(수백 명일 수도 있다)의 가수가 데뷔를 하고 사라지는 가요계에서 속칭 ‘뜨기 위한’ 몸부림은 이어지지만 딱히 정답을 찾을 수 없게 된 셈이다. 아니 해답조차 나오지 않는다. 가창력 있는 가수가 좋은 노래를 들고 나와 대중들 앞에 서는 것이 정답 혹은 해답이던 세상이 아니다.
‘몸짱’이나 ‘젠틀’한 남자 아이돌은 넘쳐나고, 큐티하거나 섹시한 여자 아이돌도 넘쳐난다. 전처럼 가창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수준은 고만고만하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타이틀 역시 이제는 식상하다. 노래를 ‘잘’ 한다는 것만으로는 가수로 인정받기 힘들어졌다. 그러다보니 가수가 앨범을 내면 기획사에서는 다양한 홍보 전략을 만든다.
티저 영상을 공개하고, 멤버들의 근황과 사진을 언론사에 보도자료로 매일 보낸다. SNS에 일상을 게재하기도 하고, 유튜브에 연습 연상부터 앨범 제작기까지 올린다. 언론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음악 프로그램이나 예능에 나오기 위해 방송사에 매일 들락날락한다. 음악사이트 담당자를 만나 ‘추천’에 자기들의 노래를 걸어달라고도 하고, 포털사이트 담당자를 만나 기획을 만들어 보려고도 한다.
여기까지는 어느 기획사든 대부분 하고 있고, 시도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 역시도 ‘해답’이나 ‘정답’은 아니다. 특정 시기에 통했던 방법들을 모아서, ‘일단’ 해보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 이 ‘일단’을 벗어나는 사례가 나오면 또 혼란에 빠진다. 이엑스아이디(EXID)의 차트 역주행이나 방송프로그램 강제소환과 같은 일들 말이다.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 관계자들이 이 ‘일단’ 해보는 방법 이상을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자에게 너무 치열한 시장이라고 한탄하면서, 은연중에 아이디어를 구하려 하는 이들은 그래도 ‘노력형’이다. 다른 이들이 하는 방법을 똑같이 하면서 “열심
시기를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언젠가 ‘음악’이 중심으로 오는 날이 다시 온다고 전망할 경우, 그 때까지는 이 ‘정답’도 ‘해답’도 없는 전쟁과 고민은 끊이질 않을 듯 싶다.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 / 페이스북 facebook.com/you.neoc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