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남성 관객들의 ‘슬픈 영화를 대하는 방식’이 조금씩 변화되고 있어 흥미롭다. 특히 극장에 주로 등장하지 않는 4050대 남성 관객들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이 같은 변화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영화 ‘변호인’ ‘명량’ ‘나의 독재자’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인터스텔라’ ‘목숨’ ‘소리굽쇠’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국제시장’ 등 부성애는 물론 죽음과 삶, 사랑을 소재로 한 다양한 영화들이 줄지어 개봉했다.
해당 영화들의 소재는 누구나 공감 가능하고, 부성애와 사랑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돕는다. 무엇보다 ‘친구2’와 ‘변호인’으로 시작된 4050대 남성 관객들의 극장 나들이는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이며, ‘명량’의 대활약으로 이들을 극장으로 꾸준히 불러 모았다. 때문에 소수였던 4050대 남성 관객들을 극장에서 자주 볼 수 있다.
↑ 사진=MBN스타 DB, 캡처 |
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에 따르면 ‘목숨’은 8.73(참여율, 43%)의 남성 관객들이 평점 또는 한줄평에 참여했고, 40대 이상의 참여율이 8.65%다.
극장 강자 ‘인터스텔라’도 꺾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역시 9.31(참여율, 43%)의 남성이 평점 또는 한줄평에 참여했다. 17일 개봉한 ‘국제시장’ 역시 97%의 남성 관객의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롯데시네마 예매율에서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남성 27%) ‘국제시장’(남성 27%)은 40대에게 가장 인기가 많다. CGV에서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남성 32.8%(40대 15.9), ‘국제시장’은 남성 43.2%(40대 21.2)다. 이는 그동안 철저히 극장을 외면했던 4050대 관객들의 극장 나들이를 알려주는 셈이다.
내용은 더욱 슬퍼지고 극장을 찾는 남성 관객들이 많아질수록, 흐르는 눈물에 대처하는 방법(?) 역시 달라졌다. 과거 일말의 눈물도 보이지 않던 남성들이 ‘주르륵’ ‘흑흑’을 거쳐 ‘펑펑’까지도 이어졌다.
↑ 사진=포스터 |
재빨리 눈물을 닦아내거나, 기침하는 듯 쏟아진 콧물과 눈물을 처리하거나, 찰나의 페이드 아웃 노리기, 안경, 머리카락을 만지는 척 애써 담담하게 닦아내기, 심각하게 보는 듯 재빨리 손으로 닦아내기 등 ‘대놓고’ 눈물 흘리기에 약한 남성들이 고도의 전략으로 남몰래 눈물과 고군분투하고 있다.
‘국제시장’ 일반시사 때 역시 아버지를 생각하거나, 가장의 무게와 속사정에 공감해 눈물을 보이는 남성들이 많다. 참느라고 참지만 결국 어깨까지 들썩거리며 영화가 주는 슬픔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이 역시 수두룩하다. 언론배급시사회에서도 윤제균 감독, 김윤진, 황정민 등은 아버지(부모님)을 떠올리며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슬픈 영화가 쏟아지는 만큼, 눈물을 보이는 남성 관객들의 모습에 여성들은 놀라지 말고 조용히 휴지를 건네는 ‘센스’가 필요한 시점이다. 남성들 역시 당당히 ‘울 자유’를 누리면 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