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한국영화에서 3대 어려움이 동물이 주인공, 아이들이 주인공, 최민수 선배가 주인공인 영화다”
물론 우스갯소리지만, 오는 31일 개봉을 앞둔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김성호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이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 그가 말한 3대 어려움 중,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영화에 대해 살펴봤다.
지난해 이맘때쯤에는 ‘명품아역’ ‘스타 아역’ 등 아역 전성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브라운관은 물론, 스크린에서도 아역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아저씨’의 김새론, ‘7번방의 선물’ 갈소원, ‘소원’의 이레, ‘감기’의 박민하 등 아역들이 영화 속에서 주연으로 열연을 펼치며 관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이 아역 스타들은 귀여운 외모는 물론,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을 얻으며 ‘아역 스타’로 거듭났다.
그렇다면,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중 아역이 등장하는 영화는 ‘덕수리 5형제’에 조연으로 출연하는 김지민 뿐이다. 김지민 조차도 다섯 남매 중 막내로, 극중 비중이 그다지 크진 않다.
개봉 예정인 영화도 마찬가지다.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개봉이 확정된 영화들에서도 아역스타들을 찾기는 쉽지 않다. 물론 단역이나, 성인 배우의 어린 시절 연기를 위해 아역이 극에 녹아든 경우는 많지만, 아이들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런 면에 있어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 눈길을 끈다. 이 영화는 사라진 아빠와 집을 되찾기 위해 개를 훔치려는 열살 소녀의 기상천외한 도둑질을 그린 범죄 코미디. 미국의 여류작가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 베스트셀러 원작으로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영미권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는 다름 아닌 아역스타 이레다. 제작보고회 당시 강혜정은 “이레가 현장에서 나를 진짜 많이 도와줬다. (이레가)나보다 연기를 더 잘한다. 내가 누누이 하는 말이 있다. 이레에게 ‘너 나중에 스타가 돼도 이모 잊으면 안 돼’라는 말이다. 정말 이레는 크게 될 게 딱 보이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강혜정의 말대로 이레는 지난해 영화 ‘소원’을 통해 천재 아역배우의 탄생을 알린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제4회 베이징국제영화제 여우조연상까지 받으며 천재 어린이 배우의 탄생을 알린 배우 이레가 두 번째 작품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서도 주인공 지소 역으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원’에서 당시 7살이라는 어린 나이가 무색할 정도의 몰입과 감정표현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던 배우가 이번 영화에서 속 깊고 당찬 10살 소녀로 분하면서 더욱 풍부한 연기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나 스타 아역 이레의 등장을 시점으로 다시 한 번 지난해 불었던 아역 전성시대가 다시 한 번 시작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