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종영①] ‘미생’은 끝났지만 장그래는 이제 시작

[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금토드라마 ‘미생’이 새로운 무대에서 이야기를 펼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20일 방송된 ‘미생’ 20회에서는 장그래(임시완 분)가 결국 정규직 전환에 실패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오 차장(이성민 분)은 최 전무(이경영 분)의 퇴사와 중국 기업들의 적대를 초래했다는 이유로 다른 부서들의 원망을 샀고, 급기야 윗선에서 권고사직을 받고 회사를 나오게 됐다.

계약직 기한이 끝나가던 장그래는 오 차장도 없이 사무실에 남게 됐지만, 그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선 차장(신은정 분)과 안영이(강소라 분), 장백기(강하늘 분), 한석율(변요한 분) 등이 나섰다.

↑ 사진=미생 방송 캡처

동기들은 사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직원들에 장그래의 실적을 어필하는 전체 메일을 보내는가 하면, 그가 회사에 가져다준 성과 등을 정리하고, 인사권을 가진 직위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 호소했다. 때마침, 본사에서 능력을 갖춘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제도가 생겼고, 사내 분위기도 많이 바뀌어 장그래의 정규직 전환은 낙관적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역시 정규직의 담벼락은 높았다. 동기들과 선 차장, 김 대리(김대명 분), 천 과장(박해준 분)의 노력에도 결국 장그래는 정규직이 될 수 없었다. 장그래는 담담히 결과를 받아들이고 회사에서 나오게 됐다.

그 사이 회사를 그만뒀던 오 차장은 김부련 부장(김종수 분)을 대표로 내세워 작은 상사를 차렸다. 장그래가 회사를 그만둔 지 정확히 3주 뒤, 오 차장은 장그래의 집을 찾아와 그를 스카우트했다. 김 대리 또한 혼자 남은 회사를 박차고 나와 이들의 상사에 합류했다.

세월이 흐른 뒤, 장그래는 어엿한 상사의 직원이 돼 있었다. 새로운 회사에서 새로운 사업으로 날을 보내던 이들은 메카폰 사업의 샘플을 가지고 서진상이 도망치자 위기를 맞았다. 장그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요르단으로 향했고 서진상을 잡아냈다. 이들은 서진상의 샘플까지 찾아내며 무사히 사업을 지켜냈다. 드라마는 장그래와 오 차장이 새로운 무대에서 계속 이야기를 펼칠 것임을 암시하며 끝을 맺었다.

이처럼 드라마는 오 차장과 장그래의 원인터내셔널 퇴사를 끝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이들이 새로운 회사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펼치는 모습을 통해 원인터내셔널 속 이들의 인생이 초점이 아닌, 무대가 어디든 상사맨으로서의 삶을 사는 오 차장과 장그래 자체에 초점을 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들의 인생이 원인터내셔널 퇴사와 함께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듯, 드라마도 장그래와 오 차장의 행보를 계속 담아낼 예정이다. 앞서 윤태호 작가는 “현재 시즌2를 구성하고 있다. 이는 드라마화를 염두에 두고 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 기획PD인 이재문 PD도 “‘미생’의 시즌2 제작의 가능성은 농후하다”고 언급한 만큼 웹툰 원작이 연재 되는대로 드라마 또한 조금씩 제작 단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즉, 시즌1이 오 차장과 장그래, 김 대리 등의 캐릭터가 조우하는 과정과 원인터내셔널 속 직장인의 삶을 치밀하게 담아냈다면, 시즌2는 중소기업의 상사맨으로서 열악한 조건을 뚫고 사업을 진척시켜 나가는 오 차장 일행의 모습이 담길 전망이다.

↑ 사진=미생 방송 캡처

특히 마지막 장면은 특히 첫 회에서 등장한 요르단 장면과 이어져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갑자기 등장한 요르단과 장그래가 의문의 사나이를 쫓는 모습을 그린 오프닝에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증을 품어왔던 상황. 하지만 마지막회에서 요르단이 다시 등장해 장그래의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면서도 시즌2가 요르단에서 펼쳐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높여 대단원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적절했다는 평가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장그래는 끝나지 않았다. 멍한 표정과 흐트러진 헤어스타일로 보호 본능을 자극했던 장그래는 드라마 말미에 정갈하게 정리된 머리와 확신에 찬 눈빛을 하며 변화한 모습을 보였다. 오 차장과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성장한 장그래에게는 오히려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이에 과연 시즌2에서는 장그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20일 종영한 ‘미생’은 주인공 장그래(임시완 분)가 프로바둑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겪는 이야기다. ‘을의 고군분투’라는 점에서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케이블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7%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방영 내내 큰 사랑을 받았다. 오는 26일에는 ‘미생’의 스페셜 편이 2회에 걸쳐 방영될 예정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