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 대본+연출+연기 3박자 갖추니, 좋지 아니한가 (종합)

[MBN스타 이다원 기자] 모두가 지친 표정이었다. 선 굵은 작품을 연기하고 연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눈 밑까지 밀려온 듯했다. 그럼에도 열기는 상당했다.

김아중, 김래원, 조재현 등 배우들은 제작진에 관한 신망이 두터웠고, 제작진 역시 작품이 잘되리란 확신을 강하게 갖고 있었다. SBS 월화드라마 ‘펀치’가 ‘오랜만에 볼만한 드라마가 나왔다’는 평을 이끌어낸 건 이처럼 대본, 연출, 연기 3박자를 갖췄기 때문 아닐까.

22일 오후 인천 중구 운서동 스튜디오 아라에서 진행된 SBS 월화드라마 ‘펀치’ 기자간담회에서는 이명우 PD를 비롯해 김래원, 김아중, 조재현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현재 2회까지 전파를 탄 상황이었지만 초반 스피드 있는 전개와 놀라운 흡인력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에 대한 ‘펀치’ 팀의 신뢰도 남달랐다.

조재현을 비롯한 배우들은 이명우 PD의 섬세한 연출력을 칭찬하며 간담회의 막을 열었다. 조재현은 “집에서 대본을 봤을 땐 깊은 맛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리딩을 해보니 재미가 없더라”고 솔직하게 털어놔 귀를 번뜩이게 했다. 이어 “촬영에 열심히 임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막상 방송이 나가니 주위에서 호평 일색이었다. 연출력의 힘인 것 같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사진 제공=SBS

김래원과 김아중도 감독에 대한 믿음을 표현했다. 김래원은 “정신없이 촬영한 것에 비해서 극 전개도 빠르고 감독이 많이 애쓴 것 같아서 잘 넘어갔다”고 실력을 인정했고, 김아중도 “정의실현을 위해 노력하던 검사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전 남편 때문에 좌절하는 게 시청자들이 이해할까 싶었지만 다행히도 섬세한 연출력 덕분에 잘 나온 것 같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추적자’ ‘황금의 제국’ 등으로 이름을 떨친 박경수 작가를 향한 신망도 두터웠다. 김아중은 나중에 자신이 맡은 신하경이란 인물이 민폐캐릭터로 낙인찍히면 어떨 것 같으냐는 질문에 “민폐가 돼야 한다면 확실히 될 것”이라며 타오르는 의욕을 보였다.

↑ 사진 제공=SBS

그는 “많은 신에 나오고 싶어서 이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다. 박경수 작가의 작품은 캐릭터 모두 자기 구실이 있어서 감동적이었고, 그래서 꼭 같이 하고 싶었다”며 “하루에 한 신만 나오더라도 주체적인 캐릭터라면 상관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박경수 작가 특징이 대사에 은유적 표현과 시적 표현이 많다는 점이다. 대사도 목적어부터 먼저 나오고 어려운 단어도 많이 나오는데 이를 평소 말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연기 욕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배우들의 열정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조재현은 “김래원이 매달려있다가 아래로 추락하는 신을 찍기 위해 새벽 3시부터 팔굽혀펴기를 하더라. 정말 놀랐다”고 칭찬하는가 하면, 김아중은 “김래원이 많이 배려해준다. 나이는 한 살 많지만 경력으로 보면 대선배인데 내게 마음을 열고 소통하려고 한다”며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작가, 감독, 배우들이 똘똘 뭉친 팀워크가 돋보인 자리였다.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펀치’가 장르물로서 얼마나 많은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호응을 이끌어낼지 앞으로 길에 청신호가 반짝였다.

한편 ‘펀치’는 정글 같은 세상에서 상처투성이로 살던 한 검사의 핏빛 참회록을 담은 드라마다. 대검찰청 검사들의 인생을 건 뜨거운 승부를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매주 월, 화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