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2014년 연극과 뮤지컬계는 휘황찬란한 만큼 그림자도 큰 한해였다. 임금체불 문제로 인해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공연이 돌연 취소됐으며, 기대작이었던 뮤지컬 ‘스위니 토드’와 ‘키다리 아저씨’는 관객들을 찾지 못했다. 뿐만 아니다. 뮤지컬 어워즈와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은 열리지 못했고, ‘지킬 앤 하이드’의 몇몇 제작진의 생각없는 발언은 관객들의 뭇매를 받았다.
화려한 뮤지컬계의 어두운 실상
↑ 사진=MBN스타 DB |
사태에 대해 제작사 최용석 대표는 8월2일 공식 홈페이지에 “일부 배우들과 오케스트라에 대한 출연료와 임금지급이 지연되고 있다. 공연 프로듀서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반드시 책임지겠다”는 사과 글을 올렸다.
하지만 8월22일, 약속 날짜까지도 제작사가 일부 배우에게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져 또 다시 논란이 됐다.
‘두 도시 이야기’ 사태는 막연하게 한 제작사의 임금 체불 문제로 국한되지 않고, 공연계 구조적인 문제의 실상을 되짚어 보게 했다. 인력과 제작 등의 자금 수레바퀴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은 것은, 뮤지컬 시장의 과잉 공급과 스타 캐스팅의 의존도, 편향된 라이선스 작품들 등이 불러온 폐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올해 기대작이었던 ‘스위니 토드’ ‘키다리 아저씨’가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티켓 판매는 시작하지 않았고, 배우는 일부만 캐스팅된 상황이었다.
2007년 초연된 ‘스위니 토드’와 초연 작품인 ‘키다리 아저씨’는 팬들의 기대를 높였으나, 경영 악화의 영향으로 미끄러지고 말았다. 중견 제작사의 잇따른 공연 취소는 이례적인 일이었기에 적잖은 파장을 일었다.
또, ‘폭풍의 언덕’도 공연이 취소 됐으며, ‘아담스 패밀리’ ‘양들의 침묵’ ‘도리안 그레이’ ‘마마, 돈 크라이’는 내년으로 일정을 미뤘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뮤즈’ 등은 공연을 보류한 상태로 알려졌다.
뮤지컬 시상식, 올해는 찾아볼 수 없었다
6월2일 개최 예정이었던 제 8회 더 뮤지컬 어워즈가 취소됐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국가적 슬픔을 함께하자는 국민정서를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대신, 수상작과 수상자 심사는 예정대로 진행했다.
연말에 예정돼 있던 한국 뮤지컬 대상도 열리지 않았다. 1995년부터 19년 동안 결석 한 번 없었던 시상식이 올해는 전격 취소됐다. 10월27일 한국뮤지컬대상 사무국은 주최측 사정으로 시상식을 열리지 못한다고 밝혔다.
관객을 우롱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사태
↑ 사진= 지킬앤하이드 포스터 |
앞서 뮤지컬 마니아들은 ‘지킬앤하이드’ 앙상블과 오케스트라가 제대로 된 몫을 다하지 못한다는 글을 올렸고, 음악감독 원미솔은 SNS를 통해 심정을 고백했다. 하지만 발단은 몇몇 스태프들을 통해 논란으로 증식됐다.
“욕하고 인신공격하는 관객은 관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작품을 즐길 줄도 모르는 그냥 양아치다. 지네들은 모르겠지만, 매출 올려주는 봉”이라고 올렸고, 다른 스태프 역시 “다수가 미치면 소수는 제 정신이 아니다. 그들이 지킬을 알아요? 프랭크와일드혼은요?”이라고 댓글을 올려 관객들을 뿔나게 만들었다. 10년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지킬앤하이드’에 먹칠을 한 셈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 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