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드라마와 영화와 같은 영상 콘텐츠를 소설화 하는 작업이 출판가에서 계속해서 시도되고 있다. 영화 ‘명량’ ‘변호인’ ‘깡철이’ ‘국제시장’ 등의 출판을 맡은 21세기북스는 미디어사업본부를 통해 영상과 소설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21세기북스 뿐만 아니라 황금가지, 위즈덤하우스 등 제법 규모가 있는 출판사들의 이 같은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지난해부터였다. 21세기북스의 미디어사업본부 윤군석 본부장은 “사실 영상을 소설로 만드는 작업은 4,5년 전에도 있었지만 단발적인 콘텐츠에 불과했다. 그래서 시장에서 눈에 띄지 않은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지난해정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14년 기준, 한 달 평균 약 90편 가량의 영화가 개봉된다. 그 중 실제로 소설화가 진행되는 작품의 수는 몇 편 되지 않는다. 영화를 소설로 만드는 데에는 몇 가지의 요소가 충족되어야 한다.
윤 본부장은 “작품성이라든지 여러 가지 조건을 봤을 때, ‘이런 내용은 소설로 나와도 좋겠다’고 판단이 되면 제작사·투자배급사에 소설 작업을 하자고 제안을 한다”면서 “다들 흔쾌히 허락을 해주신다”고 영화 관계자들 역시 이 같은 시도를 반긴다는 의미를 내비쳤다.
잘 나가는 소설이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 지는 일은 흔하다. 반면 최근 들어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는 영상의 소설화는 어떤 계기로 시작이 됐을까.
“근래에 원천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영화는 영화 소설이면 소설, 구분이 분명했다. 하지만 매체들이 많아지다 보니 사람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패턴이 바뀌었다. 이제 대중들은 ‘좋은 이야기는 어떤 콘텐츠로 나와도 좋다’는 식이다. 또 미국을 예로 들면 영화제작자가 소설가를 고용해서 원천 콘텐츠를 개발해 2차 제작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콘텐츠 불황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콘텐츠 불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작용하기 이전에 이를 소비하는 젊은 세대들의 니즈를 충족시킨 결과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텍스트를 읽는 방식보다 빠르고 쉽게 영상으로 접하려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에 영상을 기본으로 하되, 소설로 옮기는 작업을 하면서 궁금증과 이해도를 높이려는 대중들의 필요를 반영한 것이다.
관객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면서 높은 성적도 따라오기 마련이다. 보통 영화와 동시에 소설을 출판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여타 도서와 비교했을 때 판매량이 현저히 높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소설을 누가 사줄 것인가’를 두고 많은 고민과 분석을 거쳤다. 재미있는 건 영화를 본 사람이 책을 산다는 거다. 영화를 통해 얻은 기억을 오래도록 가지고 싶거나, 영화에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을 이해하고 싶은 분들이 구매를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관객수와 소설의 판매량은 어느 정도 비례한다고 봐야 한다. 때문에 조금 더 친절한 설명과 상황 묘사가 잘 되어야 한다는 고민을 늘 가지고 있어야 한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