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故신해철 사망 원인 ‘모호한 감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위 용적을 줄이는 수술(위 축소 성형술)이 시행됐다. 수술 중 의인성 손상에 의해 심낭 천공이 발생했으며 이에 따른 복막염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소장 천공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려우나 수술 3일 후인 10월 20일 이전에 천공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심낭 천공과 소장 천공은 수술 행위 중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므로 천공이 일어났다는 자체만으로 의료과실이라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심낭 천공에 대한 발견과 이에 대한 조치가 미흡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입원을 유지하여 지속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분에 문제가 있다. 다만 환자의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과도 일정 부분 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한의사협회가 고(故) 신해철의 사망 원인에 대한 의료 감정 결과를 이같이 30일 밝혔다.
이는 서울 송파경찰서가 대한의사협회에 감정 자문을 의뢰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와 고 신해철의 의무기록지, 관련 조서 등을 종합한다. 이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 감정 결과는 큰 영향을 끼친다.
고 신해철의 아내 윤원희 씨는 앞서 고인의 장협착 수술을 진행했던 S병원의 의료사고 가능성을 조사해달라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S병원장은 두 차례, 서울 송파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자신의 주장을 폈다.

↑ 故신해철(사진=공동취재단)

경찰 조사에서 양측 주장은 엇갈려 왔다. ▲고인(신해철)이 동의하지 않은 위 축소수술 여부 ▲장 천공 원인 ▲수술 후 적절한 후속 조치가 됐는가 되지 않았는가 등에 관한 부분이 주요 쟁점이다.
신해철 측은 "S병원장이 '위 축소 수술을 했다 말했다"는 것이고, S병원장은 "장유착박리술을 했을뿐, 위 축소수술은 하지 않았다. 수술 과정에서 위벽이 약해진 것을 발견하고 이를 강화하는 수술을 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고 신해철의 시신은 지난 11월 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됐다. 부검 결과 고 신해철의 사망 원인은 복막염·심막염에 의해 합병된 패혈증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최영식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은 "위 용적 수술(즉, 위를 접어 작게 하는 수술)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더불어 “신해철의 사망을 유발한 천공은 복강 내 유착을 완화하기 위한 수술 당시나 이와 관련돼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1차 부검소견에 의한 것으로, 추후 병리학적 검사와 CT 소견을 종합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S병원장은 '수술은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며, 신해철이 금식 조건을 지키지 않아 상태가 악화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는 의료적인 부분 외 개인적으로 유족에게 사과하겠다는 뜻도 전했으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서 일부 충격적인 제보가 더해지면서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10월 17일 S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은 신해철은 고통을 호소하다가 심정지가 와 심폐소생술까지 받은 뒤 아산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같은 달 27일 끝내 숨을 거뒀다.

fact@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