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드라마 ‘미생’의 패러디드라마 ‘미생물’이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미생물’은 지난 2일 1회를 방영했으며, tvN의 신년특집 기획물로 제작됐다. 하지만, 케이블드라마로서는 이례적으로 8%대 시청률을 돌파한 ‘미생’의 1회 시청률인 1.6%보다 약 2배 가량 높은 수치인 3.9%를 기록했다.
이처럼 ‘미생’의 애청자들뿐 아니라, ‘패러디드라마’라는 점에서 호기심을 보인 많은 시청자들의 주목을 이끈 ‘미생물’의 백승룡 PD와 전화인터뷰를 진행, 패러디드라마로서의 ‘미생물’에 대한 문답을 나눠봤다.
◇ 제일 잘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했다
백승룡 PD는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정말 재밌으셨냐”며 재차 물었다.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미생물’의 반응에 신기한 듯 보였다. 백 PD는 “많은 분들이 지켜봐주신 건 감사하지만 그만큼 욕도 많이 먹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백 PD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봐주셨다는 의미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이다”고 소감을 밝히며 패러디드라마라는 점에서는 “아마 본격적인 패러디를 표방한 드라마는 전례없을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패러디를 내세운 이유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이기 때문. 백 PD는 “다른 생각은 없었다. 그저 제가 좋아하는 걸 하고,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재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드라마”라고 ‘미생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 “장그래는 원래 현역 아이돌 은퇴자 설정이었다”
백 PD는 ‘SNL코리아’에서 ‘GTA’를 패러디하는 등 특유의 유머 감각을 인정받았다. 이어 드라마 ‘잉여공주’로 첫 드라마 연출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미생물’은 ‘SNL코리아’의 감각과 ‘잉여공주’의 연출을 모은 집약체라는 평가도 있다. 이에 백 PD는 “이런 평가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패러디라는 장르르 좋아하고, 재밌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항상 출발을 하다보니 ‘미생물’도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 PD는 “처음 기획 단계에서는 원래 장그래가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 아니라 실제 아이돌 출신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돌 출신들이 현역을 은퇴하고 사회에 나와 겪는 이야기들을 그리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실제 장수원, 젝스키스를 끌어오려고 한 것”이라고 비화를 전했다.
하지만 이번 ‘미생물’에서 장수원은 장그래가 됐고, 그는 아이돌 연습생에서 결국 데뷔를 하지 못한 ‘아이돌 데뷔 실패자’로 등장한다. 이에 대해 백 PD는 “본래 기획처럼 이뤄지면, 장그래의 이야기인지, 장수원의 이야기인지, 젝스키스의 이야기인지 등이 헷갈릴 것 같았다. 그래서 막판에 아이돌 실패자로 방향을 틀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백 PD는 ‘SNL코리아’ 출신 PD와 ‘코미디 빅리그’ 개그맨들의 만남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SNL코리아’와 ‘코미디빅리그’의 만남이라고 봐주시는 것보다는 가장 잘 어울릴 만한 분들을 캐스팅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설명했다. 캐스팅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는 백 PD는 “캐릭터 설정 후 정말 어울리는 사람들을 캐스팅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했다”고 말하며 출연 배우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생물’은 2회분의 특집인 만큼 짧은 분량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백 PD는 “처음에는 원래 1회로 기획됐다. 하지만 1회는 너무 짧을 것 같아서 2회로 늘리게 된 것”이라며 아쉬움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1회에서 회수를 늘리기로 했을 때에 4부를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2회로 끝맺기로 결정했다”고 2회 분량으로 제작된 이유에 대해 밝혔다.
◇ “장수원, 배역에 충실한 연기를 했을 뿐”
백 PD는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 남기고 싶은 말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소감을 더했다. 그는 “‘미생’의 캐릭터들에 변화를 준 것 때문에 ‘미생’ 애청자들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웃자고 만든, 재밌게 만든 패러디드라마인 만큼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양해의 말을 덧붙였다.
또한 백 PD는 “댓글을 보니 많은 분들이 장수원 씨의 연기에 대해 ‘로봇 연기를 연기한다’고 말씀하시더라. 절대 아니다”고 손사래 치며 “배역에 충실한 연기를 했던 것뿐이다. 이 점은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이후의 작품에 대해서는 백 PD는 “올해 안으로 예능 프로그램이든, 드라마든 시청자들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미생물’은 ‘미생’의 패러디드라마로 9일 오후 9시50분 2회가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