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 지난 한 주 시청자들의 선택은?
주간드라마는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의 승리였다. 수목드라마 시청률 판도 뿐 아니라 월화드라마 판도까지 통틀어 유일하게 1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다.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피노키오 증후군을 가진 기자 인하(박신혜 분)와 천재적인 두뇌와 굳건한 신념을 자랑하는 기자 하명(이종석 분)을 중심으로 사회부 수습기자들의 고군분투를 다루는 ‘피노키오’는 종영이 가까워 오면서 막판 스퍼트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명과 재명(윤균상 분) 형제의 아버지 호상(정인기 분)의 죽음 배후에 로사(김해숙 분)가 있었다는 사실이 수면위로 떠오른 ‘피노키오’는 이룰 두고 로사가 차옥(진경 분)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증거물이 하나 둘 밝혀지면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차옥은 호상의 죽음을 악의적으로 보도하면서 그의 일가족을 파탄으로 몰고 갔던 기자이자, 인하의 엄마이다. 결정적인 증거자료가 있음에도, 인하는 차옥이 엄마라는 이유로, 하명은 인하를 위해 세상에 발표하기 어려운 상황.
이제 차옥이 진실을 밝히는 것만 남은 가운데, 젊은 사회부 기자들이 최종보스 로사를 어떻게 마주할지, 그리고 남은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경쟁작인 ‘킬미, 힐미’의 움직임 또한 심상치 않다. 다중인격을 지닌 재벌3세와 그의 비밀스러운 주치의의 이야기를 다루는 ‘킬미, 힐미’가 첫 방송 이후 호평을 받으며 인기에 시동을 건 것이다. 7인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재벌 3세 도현 역의 지성의 농익은 연기와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온 황정음의 물오른 코믹연기가 관전포인트다. 현재까지 중2병에 걸린 반항아 신세기와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가 특징인 30대 아저씨 페리박이라는 인격이 공개된 가운데 이에 얽힌 사건과 사고들을 풀어내며 재미를 더하고 있다.
시청률은 수목드라마에 비해 저조하지만 경쟁으로만 따지면 월화드라마 시청률 판도가 더 치열하다. 먼저 굳건하게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를 지키던 최진혁-백진희의 ‘오만과 편견’의 시청률이 하향세를 탄 사이, 후발주자로 나선 SBS ‘펀치’와 KBS2 ‘힐러’가 상승세를 타면서 1%포인트 내외 차이로 판도가 뒤바뀐 것이다.
먼저 ‘오만과 편견’이 8.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월화드라마 시청률 꼴찌로 주저앉은 사이, ‘펀치’가 9.8%로 선두를 잡았다. ‘힐러’는 8.7%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선두를 차지한 ‘펀치’와 하위를 차지한 ‘오만과 편견’은 공교롭게도 모두 검사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차이가 있다면 ‘오만과 편견’은 극중 열무(백진희 분)의 15년 전 미제사건으로 남은 동생의 납치사망사고의 공소시효일을 3개월 앞두고 벌어진 일이라면, ‘펀치’는 대검찰청 반부패부 수사지휘과장 박정환 검사의 생애 마지막 6개월 기록을 그린다. 비슷한 소재와 더불어 둘 다 마지막 날을 정해놓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점 역시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다.
먼저 시작한 ‘오만과 편견’은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그동안 앞서 나갔으나, 연말 시상식으로 인한 결방과 함께 어렵게 꼬아놓은 스토리가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멀어지게 했다. 종영까지 한 회 앞둔 가운데 ‘오만과 편견’이 뒷심을 발휘할지, 아니면 ‘펀치’가 한 번 잡은 승기를 계속 유지할지 눈길을 끌고 있다. ‘힐러’ 역시 꾸준한 상승세를 이루면서 ‘오만과 편견’과 ‘펀치’를 위협하고 있다.
‘토토가’ 열풍이 지나간 주말예능 1위 자리는 송일국의 세쌍둥이 대한, 민국, 만세의 인기 등의 업은 KBS2 ‘해피선데이’에게 돌아갔다. 삼둥이의 인기가 하늘 무서운지 모르고 치솟는 가운데, 배우 엄태웅과 그의 딸 지온이 합류하면서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더욱 단단한 인기를 자랑했다.
90년대 가수들의 콘서트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로 22.2%라는 시청률을 기록한 ‘무한도전’은 빈 여의도 MBC를 턴다는 콘셉트의 ‘나 홀로 집에’를 방송하며 14.1%를 기록했다. ‘토토가’에 비해 저조한 시청률이지만 여전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 저력을 자랑했다.
◇ 임성한 집안의 싸움, ‘압구정 백야’ vs ‘오로라 공주’의 승자는?
임성한 작가의 작품 활동은 어떤 의미에서 획기적이었다. 전작인 ‘오로라 공주’가 ‘임성한 월드’로 불릴 정도로 막장드라마의 마지노선을 넘은 작품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각종 논란의 중심과 비례하는 높은 시청률은 다시 그녀를 드라마 판도에 다시 설 수 있게 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보다 이제는 ‘어떤 막장 소재와 설정이 사용될까’와 같은 염려와 냉소가 앞섰던 ‘압구정 백야’이지만 전작의 여파가 워낙 컸던 덕분에, ‘오로라 공주’보다는 준수하면서도 나름 드라마라 할 수 있는 길을 걸어 나가고 있다. 아직까지는 적어도 빙의에 유체이탈과 같은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이해할 수 없는 갑작스러운 하차는 없기 때문이다. 초반 이유 없이 올케를 구박하고 괴롭히는 ‘밉상 시누이’ 여주인공으로 욕을 먹었던 ‘압구정 백야’이지만 오빠가 죽으면서 여주인공이 크게 철이 들고, 여기에 자신과 오빠를 버린 친엄마를 향한 백야(박하나 분)의 소심한 복수가 차근차근 실행되면서 조금씩 시청률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새해 첫날인 1월1일 13.3%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한 ‘압구정 백야’는 얼마 지나지 않아 6일 14.4%로 또 한 번 기록을 경신하면서 시청률 순항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전작인 ‘오로라 공주’와 비교했을 때, 시작은 미약했으나 현재는 이보다 조금 더 앞선 수치라는 것이다. 당시 ‘오로라 공주’는 여주인공 오로라(전소민 분)의 세 오빠 오왕성(박영규 분) 오금성(손창민 분) 오수성(오대규 분)의 이해할 수 없는 하차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지나갔으며, 단역인 줄 알았던 설설희(서하준 분)의 활약이 본격화 됐을 무렵이다. 박사공(김정도 분)가 동성연인인 나타샤(송원근 분) 대신 갑작스럽게 나타난 노다지(백옥담 분)와 사랑을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시기라는 것이다.
논란의 세기에 비해 ‘오로라 공주’의 시청률이 저조한 반면, ‘압구정 백야’는 그보다 논란의 정도가 약한 반면 시청률은 조금 더 높은 상황이다. 비슷한 시청률이지만 ‘논란의 유무’와 정도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오로라 공주’와 ‘압구정 백야’ 임성한 가문 내 두 작품의 승자는 누가 될까. 이제 막 반환점을 돈 ‘압구정 백야’가 ‘오로라 공주’의 절차를 밟지 않고 막장 없이 시청률을 올릴 수 있을지 여부를 놓고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등장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