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2014년은 한국 영화계에 제법 의미 있는 해였다. 천만 영화가 무려 세 작품(‘변호인’ ‘명량’ ‘인터스텔라’ 등)이나 탄생하고 3년 연속 관객수 1억 명을 돌파했기 때문. 이는 어느 정도 시장이 안정권으로 접어들었다는 말로 해석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1억 명이 넘는 관객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관객층의 확대가 한몫 했다. 실제로 CGV리서치센터에서 지난 한해 CGV를 찾은 관객들을 연령대 별로 분석한 결과 중장년층의 영화 관람 횟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45세 이상이 전년대비 30% 증가했고, 60대 이상은 무려 40.2%나 늘었다.
그 선봉장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국제시장’이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76년 평생을 사랑해도 부족한 노부부의 아름다운 사랑과 이별을 그린 감동 다큐멘터리로 제6회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2회 전석 매진은 물론 뜨거운 관객반응에 힘입어 관객상을 수상, 일찍이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상망에 따르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지난 14일 기준 누적관객수 469만6462명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28일에는 누적관객수 355만507명을 기록하며 역대 다양성 영화 최고 흥행작 ‘비긴 어게인’의 342만6897명 기록을 넘어선 수치다.
‘국제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13일 천만 관객을 돌파한 ‘국제시장’도 가족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아버지의 이야기와 1950년부터 현재까지의 한국 역사, 우정,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내며 ‘실버’ 관객들을 움직인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물론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부터 이어진 영향이라고 봐야하지만 그 바통을 제대로 이어받은 것만으로도 높이 살만한 성과를 거둬냈다.
이와 관련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그간 영화에서 ‘실버 영화’라고 해도 실제 실버 관객들이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7080 세대까지도 영화관에서 함께 영화를 봤다. ‘님아’와 ‘국제시장’ 등을 통해서 실버 관객들이 찾아오는 확대 현상이 생겼다면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 평론가는 “하지만 그분들이 다음 영화에서도 찾아줄지가 관건이다. 일회성에서 끝나면 기현상으로 머물러 버릴 텐데 그렇지 않다면 한국 영화산업계에서는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영화계 역시 그런 분들이 극장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두 영화로 인해 중장년층이 영화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마케팅 활동들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도 중장년층 열풍이 여전히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지난 14일 개봉한 ‘허삼관’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쎄씨봉’ ‘강남 1970’ 등 역시 과거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며 중장년층에는 공감대를 젊은층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승승장구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