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명연출·명필력·명연기, 한 작품이 ‘쓰리 콤보’를 갖추긴 쉽지 않다. 그러나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는 훌륭한 대본과 연출력,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보기 드문 ‘웰메이드’ 드라마를 완성했다. 어느 하나 부족하다고 지적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앙상블이었다.
15일 오후 방송된 ‘피노키오’ 마지막회에서는 ‘악의 축’이었던 박로사(김해숙 분)가 아들 서범조(김영광 분)를 빼내기 위해 검찰에 출두해 죗값을 치른 과정과 기하명(이종석 분)·최인하(박신혜 분) 커플의 해피엔딩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박로사는 서범조가 자신을 대신해 죄를 뒤집어썼다는 사실을 알고 급히 검찰에 출두했다. 그는 검찰청 앞에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판에 박힌 코멘트를 되뇌었지만, 자신이 죽음으로 몰고간 기호상의 아들 기하명과 마주친 뒤 그가 대답을 유도하자 “내 아들을 범죄자로 몰고간 기자들이 잘못했다. 내가 왜 심려를 끼쳤냐. 잘못한 게 없다”며 본심을 드러냈다.
결국 박로사는 집행유예 없이 징역 3년을 언도받았다. 경제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특별 사면, 혹은 감형 등 혜택이 주어지는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판결이었다. 박로사 역시 “왜 집행유예가 아니고 그냥 징역 3년이냐”며 발악해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블랙 코미디다운 웃음을 선사했다.
목적을 달성한 기하명과 최인하는 ‘결혼’이라는 해피엔딩을 이뤘다. 두 사람은 최달평(신정근 분)이 “연인 관계를 숨겨라. 아버지 최공필(변희봉 분)이 놀랄 수도 있다”는 말에 사랑하는 마음을 숨기려 했지만, 최공필이 기하명을 파양하며 교제를 허락하자 결국 결혼까지 이르며 만남을 완성했다. 또한 기하명은 최인하가 “고등학교 시절 퀴즈 대회를 왜 나갔냐”고 묻자 키스로 입을 막으며 “네가 좋아서”라는 짤막한 대답을 남겨 두근거리는 ‘케미(케미스트리 준말)’를 보여줬다.
다른 인물들도 행복한 결말을 찾아나갔다. 기하명을 짝사랑하던 윤유래(이유비 분)는 시경캡 황교동(이필모 분)과 새로운 사랑을 암시했고, 어머니 박로사 문제로 기자까지 그만두며 가슴앓이하던 서범조는 다시 MSC 기자에 응시해 새출발을 다짐했다.
‘피노키오’는 이처럼 뻔할 수도 있는 해피엔딩을 이뤘지만 결말에 여지 하나 남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해 웰메이드 드라마다운 면모를 보였다. 여기엔 기자 세계를 기가 막히게 서술한 작가의 노력과 예쁜 영상, 눈을 뗄 수 없는 장면을 만든 연출력이 한몫했다. 또한 이종석, 박신혜, 김영광, 이유비, 진경, 이필모 등 믿고보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힘을 더했다.
제작 전 KBS2 월화드라마 ‘힐러’와 같은 소재를 다뤄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방송이 시작되자 그마저도 이슈가 돼 시청률몰이에 도움이 됐다. 전개에 있어 그만큼 설득력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편 ‘피노키오’ 후속으로 현빈, 한지민 주연의 ‘하이드 지킬, 나’가 오는 21일부터 방송된다. 한 남자의 두 인격과 묘한 삼각관계를 벌이는 한 여자의 로맨스가 기자 세계를 다룬 ‘피노키오’만큼 볼거리를 제공할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