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케이블 채널들의 자체제작 프로그램의 활성 이유에는 채널 다양화 시대 남들과 차별화 된 채널브랜드의 중요성과 함께 킬러콘텐츠의 필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방송계의 움직임은 약화된 지상파 시청률 파이와 함께, 과거에 비해 한층 탄탄해진 케이블 프로그램의 강세가 눈에 띄던 한 해였다. 나영석 PD가 연출을 맡은 tvN ‘꽃보다 청춘’ 시리즈와 ‘삼시세끼’는 여느 지상파 예능 부럽지 않은 사랑을 받았으며, ‘미생’의 경우 ‘미생 열풍’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아이돌그룹 제국의아이들의 멤버 임시완은 연기돌을 뛰어넘어 배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며, 오과장 이성민을 비롯해 강소라, 변요한, 강하늘, 오민석 등 많은 배우들 모두 고루 사랑받았다. CJ E&M에는 왜 시상식이 없냐는 불만이 나올 정도였다.
지상파의 약세와 더불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케이블 채널은 비단 CJ E&M 뿐만은 아니다.
이처럼 활성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자체제작프로그램 제작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케이블 채널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95년 케이블채널의 개국은 방송 산업의 큰 지각변동을 가져온 동시에, 케이블 채널의 등장은 KBS, MBC SBS 세 개의 채널로 국한돼 있던 국내 방송이 채널수 270여개, 이른바 다채널 시대로 접어들 수 있도록 견인했다. 이에 따라 과거 지상파 방송국이 제공하는 한정된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받아드리는 소극적인 자세에 있던 시청자들은 케이블채널이 다양해짐에 따라 스스로 선택해 즐기는 능동적인 자세로 변화했다.
2010년 4월 CJ미디어와 온 미디어의 합병과 2011년 CJ E&M의 출범은 케이블 산업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당시 케이블채널 점유율 1,2위를 다투던 CJ미디어와 온미디어의 합병은 케이블채널의 장르와 콘셉트를 더욱 확고히 구축하게 해 주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동일한 장르와 채널 일지라도 타킷층을 달리 하며 그 정체성을 뚜렷하게 했다.
하나의 콘셉트를 구축하고 각각 브랜드를 갖춘 채널들은 저마다 다른 시청자들의 취향을 공략하며 전문화된 채널을 운영하게 됐고, 각각의 콘셉트와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 과거 자극적이기만 한 프로그램 제작에서 벗어나 케이블 채널색에 어울리면서도 양질의 자체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된다.
우수한 품질의 프로그램은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들고, 몰입된 시청자는 프로그램에 대한 충성도를 갖추게 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유입하는 역할을 한다. ‘슈퍼스타K’ 시리즈로 지상파와 견주어도 결코 밀리지 않는 경쟁력과 차별화된 콘텐츠의 개발을 이루는데 성공한 CJ E&M 채널은 이후 그 여세를 이어가 ‘응답하라’ 시리즈 ‘더 지니어스’ ‘겟잇뷰티’ ‘꽃보다 할배’ 등의 다양한 인기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게 된다.
이 같은 영향력 있는 자체개발프로그램의 필요성은 2011년 12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개국으로 더욱 가속화된다. 경쟁할 대상이 더욱 늘어난 것이다. 비록 타깃층이 다른 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점차 자신들이 타깃으로 하는 연령층으로부터 호평을 받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는 만큼 일정부분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어진 것도 사실이다.
실제 MBC에브리원 김동호 팀장은 “자체프로그램 개발에 있어 경쟁사인 tvN과 종편의 활약에 자극을 받은 부분이 있다. 지금까지 MBC에브리원이 주된 타깃층이 아이돌 팬덤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연령층을 더욱 높여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보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로맨스와 일주일’이 고무적이었다. 시청률 적으로도 나쁘지 않았으며 유료 구매수도 많이 늘었다. 2015년에는 기본 뼈대는 그대로 가져가되, 단계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채널 브랜드를 위한 방책 중 채널 색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채널 성격의 맞는 자체제작프로그램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다채널시대 차별화된 킬러콘텐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오늘날, 자체제작의 비율이 늘어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와 같은 자체채널프로그램 제작 움직임과 관련해 한 케이블방송관계자는 “앞으로 각 채널마다 자체제작프로그램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지는 동시에 케이블 채널 간에 양극화를 이룰 것이다. 자제제작프로그램이 더욱 더 활발하게 제작되거나 아니면 아예 사라지거나”라며 “치열한 케이블환경에서 살아남는 법은 영향력 있는 콘텐츠 개발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