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촌철살인] ‘성적수치심’ 연예계 새로운 유행어인가요?

[MBN스타 이다원 기자] 성적수치심, 어떠한 행위로 성적 자존감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마음.

사회면을 장식하던 이 단어가 언제부터인가 연예계 사건사고에서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법적분쟁으로 이어진 사건에선 더욱 자주 튀어나왔다. 지리한 법적 공방전을 벌였던 배우 이병헌과 모델 이지연, 소속사와 계약 분쟁을 벌이고 있는 클라라 등 예민한 사건에 이 단어가 더해지면서 그 자극성은 폭발했다. 15일 하루만 해도 연예 면에는 이 단어가 마치 유행처럼 번졌다.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지연, 다희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공갈) 혐의 관련 선고 공판이 진행됐다. 법원은 이들의 혐의를 인정하며 각각 징역 1년2월과 1년을 선고했다. 그 과정에서 ‘성적수치심’이란 단어가 언급돼 취재진의 관심을 받았다.

이지연 측은 범행 동기에 대해 “이병헌과 연인관계였으나 일방적 이별 통보를 받았다. 그동안 ‘갖고 놀았나’하는 생각에 성적수치심을 느꼈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여자로서 크나큰 상처를 받았고 절친한 사이인 걸그룹 글램 다희와 일을 저질렀다는 게 요지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병헌과 그동안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미뤄 “이병헌은 유부남임에도 이지연에게 좋아하는 감정이 있었다고 추정되나 이지연은 이병헌과 만남을 회피하고 가능한 시간대에 약속을 잡는 등 주도적인 입장이었고, 다희와 나눈 메시지에서도 돈에 관련된 얘기만 있을 뿐 다른 것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봐 이병헌에게 이성적 감정이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며 연인관계가 아니라고 단정했다. ‘성적수치심’이란 동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날의 첫 번째 사례였다.

↑ 사진=MBN스타 DB

두 번째 사용처는 클라라와 소속사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사이에 벌어진 진실공방전이었다. 클라라는 소속사로부터 공갈및협박혐의로 형사고소 당한 상태이고, 역으로 소속사 상대 민사소송을 제기해 ‘쌍방향’ 소송 전쟁을 치르고 있다.

클라라는 법무대리인을 통해 “소속사 이모 회장이 ‘나는 결혼했지만 여자 친구가 있다’ ‘넌 다른 연예인들과 다르게 신선하고 설렌다’ 등 여러 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저녁 술자리도 제안했다. 성적수치심을 느꼈다”며 계약 무효 소송의 배경을 설명했다. 장자연 사건 이후 여배우와 성적 스캔들에 민감해진 가운데 이 같은 폭로는 굉장한 폭발력이 있었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클라라가 제기한 소송은 진실 아닌 악의적 소송”이라며 “전속 계약을 해지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들어주지 않자 성적 수치심 등을 문제 삼아 협박하더니 뻔뻔하게 소송까지 제기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성적 수치심’이란 단어가 불러온 양측 대립은 이제 막 시작에 불과했지만 다른 전속 계약 무효 소송과 달리 성적 스캔들이 얽힌 것이라 앞으로도 자주 언론에 노출되며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 사진=곽혜미 기자

세 번째 ‘성적 수치심’은 다행히도 한 배우의 농담에서 나왔다.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진행된 새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 제작발표회에서 장혁이 오연서와 호흡에 대해 설명하며 “오연서가 정말 많이 만졌다. 성적 수치심을 느낄 정도로 만지는 부분이 많았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우연이었겠지만 이날 하루만 해도 여러 사건에서 언급된 단어라 장혁의 코멘트는 큰 화제가 됐다. 그만큼 단어의 강한 힘을 보여준 사례였으리라. 유행처럼 사용된 이 단어가 앞으로도 얼마나 자주 언급되며 연예계를 자극적으로 물들일지 조심스레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