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배우 남보라는 제 옷을 입었고, 배수빈은 성공적인 변신 행보를 펼쳤다. SBS 새 주말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이하 ‘내반반’)에서 각각 치킨이란 가업을 잇길 바라는 왈가닥 여고생 이순정 역과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CEO 천운탁 역으로 분해 중심축다운 존재감을 자랑했다. 진심치킨 이순정과 운탁치킨 천운탁의 운명적 대결이 예고된 가운데 그 중심에 선 두 사람의 연기 변신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17일 오후 방송된 ‘내반반’에서는 천운탁이 진심치킨 이진삼(이덕화 분)를 견제하는 가운데 그의 첫째 딸 이순진(장신영 분)을 사랑하며 겪는 갈등이 그려졌다. 더불어 아버지 치킨 사업을 물려받으려는 이순정이 대학을 포기하고 치킨 맛을 연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펼쳐져 보는 이의 관심을 자극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독 남보라의 재기발랄한 이미지가 눈에 띄었다. 그동안 선하고 참한 배역만 주로 맡아왔던 것과 달리 교복에 체육복을 입고 치킨 배달 오토바이로 거리를 질주하는가 하면, 자신의 치킨 맛을 욕되게 하는 동급생들에게 주먹의 매운맛을 보여주는 말괄량이 이순정으로 분해 100% 소화해냈다.
경찰서 유치장 안에서 언니 이순진 품에 안겨 아이처럼 엉엉 우는 장면은 남보라의 매력을 한껏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여고생으로 봐도 무방한 ‘동안’ 외모와 전혀 예뻐보이지 않으려는 듯 표정을 잔뜩 구기고 서럽게 눈물을 쏟아내는 연기력은 ‘그동안 왜 이런 역을 맡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을 살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또한 대박 치킨집을 몰래 염탐하거나, 아버지에게 치킨집 사장이 되기 위해 대학을 가지 않겠다고 떼쓰는 장면에서도 미처 알지 못했던 남보라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남보라가 마침내 제 몸에 맞는 옷을 입었다면, 배수빈은 ‘나쁜 남자’ 천운탁으로 변신에 성공하며 팔색조 같은 느낌을 전달했다. 그는 대형치킨업체 운탁치킨의 대표이자 야망을 위한 것들을 거침없이 처단하는 캐릭터를 위해 이마 한 가운데에 앞머리가 쏠린 짧은 헤어스타일이나 비열한 표정 등, 평소 보여주지 않았던 독특한 설정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동안 젠틀한 엘리트 이미지를 고수하던 그에게 이처럼 조직폭력배의 ‘천박한’ 이미지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훌륭하게 표현해냈다. 제 옷을 벗고 새 옷을 입은 셈이지만 전혀 위화감은 찾을 수 없었다.
남보라와 배수빈, 두 배우의 명연기는 침체된 SBS 주말 시간대에 심폐소생술을 나선 ‘내반반’에게 든든한 무기였다. 가장 큰 갈등의 중심에 선 두 사람이 어느 누구 하나 밀리지 않고 이런 팽팽한 연기 신경전을 유지한다면 극 전개에 힘을 실어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치킨 사업을 두고 벌어질 ‘내반반’의 갈등 구조가 이 두 배우로 하여금 얼마나 더 ‘쫄깃’하게 변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