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배우 천우희와 박신혜, 김고은, 박소담, 이솜, 이유비, 박세영 등이 스크린에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충무로엔 ‘20대 여배우’가 턱없이 부족하고, 이들이 마음 놓고 역량을 발휘할 작품조차 부족한 게 현실이다.
영화 ‘설해’ 이영아, ‘오늘의 연애’ 문채원, ‘허삼관’ 하지원, ‘고양이 장례식’ 박세영이 여배우의 부재를 채워주고 있다. 그러나 100% 여자를 위한 이야기가 아닌 남녀의 로맨스를 위한 인물이자, 누군가를 강조하기 위한 인물로 등장해 아쉬움이 크다.
그나마 한국영화로는 ‘워킹걸’ 외화로는 ‘유아 낫 유’가 여자에 초점을 맞췄다. ‘워킹걸’은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홀로 저울질을 하는 이 시대의 워킹걸, 워킹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소재가 이미 현실적이기에 100%의 만족을 이끌만했고, 아무도 풀지 못한 워킹걸들의 문제를 통쾌하게 해결해주거나 애환을 어루만져줄 것만 같았다.
이는 여자들의 삶 또는 일부분이 영화의 소재로 사용되기에는 제격임을 보였지만, 대표적으로 성공한 작품은 드물기에 자연스러운 마무리로 가는 과정의 어려움을 알린 셈이다. 시작은 순조로웠으나 마무리가 찜찜한 상태인 것이다.
‘유아 낫 유’는 이와 달리 현실적인 소재는 아니지만 장면 장면이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에 꽤 리얼하다. 특히 삶과 죽음, 여자들의 우정, 외도를 향한 여자들의 시선과 생각 등을 적절하게 녹아내 다양한 감정이 느껴진다.
남자 이야기 못지않게 여자 이야기도 영화화됐을 때, 충분히 액션, 공포,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로 표현이 가능하고 여러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음에도 많이 제작되지 않는 게 아쉽다. 여배우들을 위한 시나리오의 부재 역시 익히 조민수를 비롯해 엄정화, 하지원, 송혜교, 문소리, 문채원 등 여러 배우들이 목소리 높여 강조한 부분이다.
때문에 “홍일점으로나마 여배우의 존재를 알리고 싶다” “작품은 별로 없고 배우도 한정적이라 경쟁이 치열하지만 차차 나아질 것이다” “여자들의 이야기도 충분히 재미있는데 시나리오가 없어 정말 아쉽다” 등 점점 여배우의 울상만 깊어질 예정이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이미 충분히 극장가에 남자들을 위한 작품은 차고 넘친다. 무조건 남자 영화가 나쁘다는 건 아지만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는 부드러운 작품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우정과 성, 사랑에만 집중한다면 아무리 여자 영화가 쏟아져도 캐릭터의 차이는 없다.
좀 더 열린 시각으로 여자영화 제작에 힘을 실어야 하며, 여자도 충분히 세고 다이나믹할 수 있다는 전환이 시급하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