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하이드 지킬, 나’와 MBC ‘킬미 힐미’가 수목극 전쟁 속에서 제대로 맞붙었다. 다중 인격이라는 같은 소재와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로 정면대결을 벌인 것. 여기에 ‘하이드 지킬, 나’의 원작 웹툰 ‘지킬 박사는 하이드 씨’ 이충호 작가가 ‘킬미 힐미’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도난했다고 비난하자 두 작품의 대결 구도는 보다 더 뜨거워졌다. 그럼에도 계속 진행될 이들의 불꽃 튀는 전쟁, 마지막에 웃는 자는 누가 될까.
21일 오후 ‘하이드 지킬, 나’가 첫 방송을 내보내면서 ‘킬미 힐미’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남자 구서진(현빈 분)이 서커스단장 장한나(한지민 분)와 만나면서 5년간 나타나지 않게 눌러온 자신의 또 다른 인격 로빈을 마주하는 과정이 전파를 탔다. 무엇보다도 구서진의 인격 장애를 강조하며 앞으로 펼쳐질 극적 갈등을 예고했다.
인격 장애를 앓고 있는 남자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왈가닥 여주인공의 로맨스를 다뤘기 때문일까. ‘하이드 지킬, 나’와 ‘킬미 힐미’는 방송 전부터 비교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현빈과 지성의 대결이라는 점도 대결을 부추겼다.
이 와중에 웹툰 원작자 이충호 작가가 ‘킬미 힐미’를 겨냥해 직설적으로 비난한 것은 두 작품이 불붙은 분위기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었다. 이 작가는 ‘킬미 힐미’가 지난 2011년 연재를 시작한 ‘지킬 박사는 하이드 씨’ 아이디어를 도난했다며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되레 큰소리다. 얼마나 훔쳐갔는지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작품의 콘셉트인 인격 장애를 겪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여자의 로맨스 콘셉트는 자신의 작품이 원조격이라고 주장한 뒤. 판권을 산 ‘하이드 지킬, 나’와 비교하며 꼬집었다.
이에 대해 ‘킬미 힐미’ 측은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또한 이례적으로 ‘하이드 지킬, 나’ 제작진 역시 “이 작가의 단독행동이다. SBS와 사전 협의된 적이 없어 당황스럽다”며 “안타깝고 마음이 편치 않다”고 경쟁작을 거들었다. 자연스럽게 원작자와 두 작품의 묘한 구도가 형성됐고, 이 싸움의 승자가 누가 될지에 촉각이 곤두섰다.
일단 원작자를 떼어놓고 두 작품 첫회 방송만 두고 봤을 땐 아이러니하게도 ‘킬미 힐미’의 승리였다. 21일 오후 방송분이 시청률 9.5%(이하 닐슨코리아 집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하이드 지킬, 나’에 비해 0.9%포인트 차이로 우위를 선점한 것.
앞으로 이 두 작품이 어떤 성적을 거둘 진 미지수지만, 양측 제작진 모두 예상보다 더 큰 부담감을 가진 건 분명하다. 원작 논란으로 더욱 커진 이 부담감이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지, 혹은 작품성에 해가 될지 두 작품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