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이퀄라이저’는 할리우드 배우 덴젤 워싱턴의 화려한 액션이 관객을 사로잡는다. ‘테이큰’ 시리즈의 리암 니슨과는 또 다른 지점이 있다. 둘 다 전직 특수요원을 연기한 건 같지만, 덴젤 워싱턴이 리암 니슨보다 좀 더 스마트하고 정갈한 느낌이랄까?
특히 손목시계를 스톱워치 삼아 많은 적을 몇 초안에 제거하는 모습이 새롭게 다가온다. 덴젤 워싱턴의 액션은 전성기 시절의 화려한 몸놀림과 별반 차이 나지 않는다. 화면 속 변하지 않은 외모 때문에 나이를 찾아보기 전까진, 그가 예순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나이 지긋함에도 덴젤 워싱턴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평범해 보이는 남자 로버트 맥콜(덴젤 워싱턴). 그는 매일 새벽 2시 한 식당에 들러 차 한 잔을 마시며 책을 읽는다. 그곳에서 만난 어린 콜걸 테리(클로이 모레츠)와도 농담 따먹기를 하는 등 모든 이들에게 친절해 보이는 남자다.
‘더 이퀄라이저’는 과거 이력을 지우고 평범하게 살던 로버트가 한 소녀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영화다. 이 남자의 정의감을 다시 일깨우는 역할을 하는 건 클로이 모레츠다. 영화 ‘킥 애스’의 ‘힛걸’로 한국 관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클로이 모레츠의 분량이 짧은 건 무척이나 아쉽지만, 존재감만은 뚜렷하다. 자신의 역할은 충분히, 충실히 해냈다.
노장 액션임에도 거부감이 들거나 어색하지 않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시리즈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영화 ‘트레이닝 데이’로 덴젤 워싱턴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안톤 후쿠아 감독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것만으로도 화제가 된 작품이다. 131분. 청소년 관람불가.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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