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개그맨 김대희가 소속사를 설립했다. 코코엔터테인먼트(이하 코코엔터)가 폐업으로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40여 명의 연기자들을 데리고 새로운 활동을 공식 발표했다. 이 가운데, 코코엔터테인먼트의 일부 주주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코코엔터 측은 26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코코엔터테인먼트의 폐업 소식 이후 저희 40여명의 연기자들이 다같이 모여 개그맨 김대희를 주축으로 새로운 둥지를 틀고 ‘제이디브로스’ 설립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힘든 시기에 불평 없이 기다려준 후배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소속사 없이 활동하고 있는 연기자들의 힘든 부분을 그 누구보다 잘 알기에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연기자들끼리 똘똘 뭉쳐 작지만 우리들의 회사를 만들게 됐다. 김준호의 자리는 항상 비워져 있고, 지금하고 있는 일이 잘 마무리 되어 우리와 함께 하길 기다리고 있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코코엔터 측은 작년 12월18일 회삿돈을 수억 원 가로챈 혐의로 경찰에 김우종 대표를 고소했다. 경찰은 미국으로 도주한 김 대표에 대해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지명수배를 내린 상태다. 현재 김 대표는 작년 11월 미국으로 출국한 이후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을 위해 노력했던 코코 측은 대표이사 김모 씨의 해외 도주 이후 코코엔터테인먼트의 추가 우발 부채가 수면 위로 드러난 사실을 알게 됐고, 총 우발 부채금액은 2015년 1월 현재 수십억에 이르고 있는 것을 확인, 회생이 더 이상 불가능 하다고 판단해 지난 24일 폐업을 결정했다.
폐업이 결정되면서 코코엔터테인먼트의 소속돼 있던 연기자들과 매니저 등 직원들은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상황을 지켜봐왔다. 이후 김대희가 ‘제이디브로스’라는 소속사를 설립하면서 40여 명의 연기자들은 새 둥지를 틀게 됐다.
여기까지만 보면, 김준호는 자신을 믿고 따랐던 후배들을 끝까지 챙기며 책임감을 다한 모습이다. 그러나 코코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주주라고 주장한 이 모씨를 포함한 다수는 “코코엔터 측 주장은 모두 허위”라고 밝히며 반박에 나섰다.
주주 측은 “김준호 씨는 마치 미리 짜인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듯 동료 연기자들과 함께 일사불란하게 코코엔터테인먼트가 파산의 길로 갈 수 밖에 없도록 했을 뿐이다. 코코엔터테인먼트 입장인 것처럼 김준호 씨가 발표한 폐업합의는 합의의 실질적 내용과 다르다”며 “특히 아직 코코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에 근거해 연기자와 함께 광고주와 맺은 CF 등의 효력이 살아 있는 경우에는 배임의 행위에 해당할 수도 있음을 밝힌다. 현재 김준호 씨는 여의도에 이미 김대희 씨가 대표를 맡는 별도의 회사(제이디브러더스)를 설립 중에 있고 이곳에 코코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연기자들이 모여 있다고 알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계약위반이다”고 주장했다.
폐업과 소속사 거취 문제 해결로 일단락되는 듯 했던 코코엔터는 주주 측의 반박 입장이 나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주주 측은 ‘배임’과 ‘계약위반’을 언급하며 김준호가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움직였고, 이는 채무를 피하려는 편법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김준호도 이 상황에 피해자가 아닌 것은 아니다. 매니지먼트 부문 대표(CCO)인 김준호가 소속 연기자들을 챙기면서 끝까지 책임을 지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코코엔터 파업으로 공중분해가 되면서 피해를 입게 된 주주들의 입장에선 자신들이 투자했던 주식이 휴지조각이 돼버렸고, 직격타를 맞게 됐다.
주주 측의 반박이 나오면서 제이디브로스 측은 유감을 표했다. 소속사 관계자 “우리는 회사를 세운다고 말한 지 채 얼마 되지도 않아 코코엔터테인먼트 주주 측의 (코코엔터테인먼트 폐업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기사로 나와 매우 놀랍고 유감”이라며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면 우리는 법인 설립도 안 됐다. 이름도 없다. 전속해약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거의 3~4개월에 걸쳐서 출연료와 직원 급여가 지급되지 않은 상태다. 그것 자체가 계약 위반”이라고 설명하며 코코엔터테인먼트의 회생에 노력하지 않고 폐업을 결정한 코코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준호의 잘못이 크다는 코코엔터테인먼트 주주 측의 주장에 대해 강경 대응 의사를 밝혔다.
이어 “우리끼리 나와서 법인을 설립한 것도 아니고, 내용증명 보내서 법적으로 표현을 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은 이미 다 밝혀진 사실이다. 앞으로 선임된 변호사와 논의를 거듭해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김준호의 ‘위장 폐업’이냐 ‘의리 있는 후배 챙기기’이냐의 쟁점이 모아지고 있다.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있는 양측 입장 모두 아무 근거 없이 나오는 건 아닐 것이다. 과연 엇갈리는 주장 속 진실은 무엇인지 명확히 따져봐야 하며, 김준호의 행보에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